미 해군, K-함정에 잇따른 러브콜... 후속 사업 기대감↑

데일리한국 2024-09-30 16:19:18
지난 27일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한 미국 해군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지난 27일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방문한 미국 해군 관계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한화오션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미 해군과 국내 기업 간 함정사업 협력이 강화되는 모습이다.

국내 업체들에 기회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 해군이 자국 조선소에 대한 투자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란 관측도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토마스 앤더슨 미 해군 함정프로그램 총괄 책임자, 윌리엄 그린 미 해군 지역유지관리센터 사령관 등은 지난 27일 HD현대 판교 글로벌R&D센터와 한화오션 시흥R&D캠퍼스를 차례로 다녀갔다. 미 함정의 획득을 책임하는 이들 고위 관계자에게 각사는 함정 제작·실험 설비 등을 소개하며 입지 확보에 나섰다. 

미군은 디지털 쉽야드 등을 활용한 선박 건조 기간 단축에 지속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번 방문에선 디지털융합센터, 디지털관제센터를 살폈고 함정의 소음 제어와 잠항 역량 등을 확인했다.

토마스 앤더슨 책임자는 작년 2월에도 방한한 바 있다. 업계에선 지난 2월 카를로스 델 토로 미국 해군성 장관을 비롯한 수뇌부들의 잇따른 방한에 남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함정의 물리적 규모를 놓고 미국은 악재를 맞았다는 평이다. 조선소 노후화 및 도크 부족 등으로 선박 수리와 신규 건조에 난항을 겪고 있다. 자국 조선업을 보호하려던 조치가 오히려 독이 됐단 평가도 나온다. 

미국은 ‘자국의 배는 자국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의 존스액트법을 유지 중이다. 존스액트법의 수정·보안 또는 폐지에 거는 기대가 크지만 현재로선 요원한 상황이다.

결국 자국 조선소에 대한 투자 유치를 목적으로 미국이 한국과 접점 포인트를 늘리고 있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한화오션은 지난 6월 필라델피아에 위치한 필리조선소를 인수하며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HD현대 또한 미국 조선소 확보를 놓고 사업성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현지에서 국내사들이 제작·생산을 해도 사업의 안착까지는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지 노동자의 성향, 역량 등이 변수로 꼽힌다. 

보안 유지 등을 이유로 미군이 발주를 제한할 경우 일부 선박 블록 공급사로써 역할에 그칠 수 있단 시선도 있다. 

함정의 체계를 종합해 완제품 제작이 가능한 역량이 제때 빛을 발할 수 없다는 우려다.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에 투자하고 조선소를 사서 선박을 만들라는 의미”라며 “미국 진출에선 실익을 충분히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한국 등 동맹국의 함정 건조 역량을 활용하려는 측면도 있지만 한편에선 망가진 자국 조선업계에 경종을 울리려는 취지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