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제외·SK하이닉스 포함 '갸우뚱'...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에도 혼란 지속

데일리한국 2024-09-30 16:55:52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사진=연합뉴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 편입 종목과 관련해 부연 설명을 했음에도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지수 편입 기준이 다소 불명확해 시장의 궁금증을 해소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거래소가 연내 리밸런싱 가능성을 언급했는데, 이로 인해 미편입 기업들에 대한 편입 기대감이 주가에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KB금융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3.46% 내린 8만900원에, 하나금융지주는 3.13% 내린 5만8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들 기업의 주가는 지난 25일 5%가량 급락한 뒤 이틀 만인 27일 회복했다. 이는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미편입됐기 때문으로, 그간 밸류업 프로그램 추진에 금융주들이 많이 영향을 받은 만큼 이에 대한 실망감으로 주가가 급락한 것이다. 

이들과 달리 다른 4대 금융지주인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됐는데, 이를 두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KB금융은 신한지주보다, 하나금융지주는 우리금융지주보다 시가총액 면에서 큰 기업인데 오히려 작은 기업들이 편입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거래소는 신한지주와 우리금융지주는 밸류업 공시를 마쳤기 때문에 특례로 편입했다고 밝혔는데, KB금융은 지난 5월 국내 최초로 밸류업 예고를 공시했다.

또 SK하이닉스의 편입을 두고 설왕설래 중이다.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면서 5가지의 기준을 발표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수익성'으로 최근 2년 연속 적자기업이거나 최근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인 기업은 제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결 영업손실 7조7303억원을 기록, 2022년 영업이익 6조8094억원을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최근 2년 손익 합산 시 적자다.

그뿐만 아니라, 배당수익률이 낮은 종목들이 일부 포함됐다는 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은 기업들 위주로 편입됐다는 점 등에 대한 지적이 잇따랐다.

이같은 논란이 계속되자, 거래소는 지난 26일 해명 자료를 발표했다. 먼저, 거래소는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수익성, 시장평가, 자본효율성 등 다양한 질적 요건을 두루 충족하는 기업을 선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한편, 고른 산업군에서 편입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이 때문에 단순 주주환원의 규모보다는 지속성을 더 유심히 봐 배당수익률이 낮은 기업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에도 적용되는 조건으로 KB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 요건이, 하나금융지주는 PBR 요건이 미달돼 미편입됐다고 덧붙였다.

다만, SK하이닉스의 경우 산업 및 시장 대표성, 지수 내 비중, 최근 실적 및 향후 실적 전망치, 업계의 의견 등을 종합해 지수 편입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비록, SK하이닉스의 최근 2년간 합산 손익이 적자지만 올 1분기 영업이익 2조9000억원, 2분기 5조5000억원을 기록했을뿐만 아니라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다는 이유다.

이번 거래소의 부연 설명에도 논란은 크게 사그라지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KB금융의 경우 금융권을 통틀어 시총 1위일뿐만 아니라 편입되더라도 높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를 감안하고도 제외된 것은 SK하이닉스 사례와 비교해보면 시장이 납득하기 어려워 보인다. 현재 KB금융의 PBR과 ROE는 신한지주와 유사한데, 신한지주의 지수 내 비중은 5.8%다.

아울러 거래소는 오는 11월 지수 선물 및 연계 ETF가 상장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KB금융은 지난 5월 밸류업 예고 공시를 하면서 올 4분기 밸류업 본공시를 하겠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와 같이 여러 요건을 고려한다면 충분히 편입할 수 있었다.

거래소는 향후 각계 전문가 의견과 향후 기업가치 제고 계획 공시 추이 등을 감안해 연내 구성 종목을 변경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자 KB금융, 하나금융지주의 주가가 발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연내 리밸런싱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향후 밸류업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거래소의 연내 리밸런싱 가능성 발언으로 밸류업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감은 어찌 됐든 지속되게 됐다"라며 "이번 발표로 거래소의 의중이 파악된 만큼 이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하는 등 여전히 지수가 미완성인 상태임을 감안하면 연내 지수 선물과 연계 ETF 상장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