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려고 군인 됐나”…빗물 뚝뚝, 곰팡이 천지인 열악한 軍 관사 폭로

데일리한국 2024-09-30 14:44:36
사진=’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사진=’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 캡처

[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열악한 관사의 실상을 폭로하며 자신의 직업에 관한 회의감을 갖게 된 한 육군 간부의 사연이 전해졌다.

30일 페이스북 페이지 '육군훈련소 대신 전해드립니다'(육대전)에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빗물을 받고 있는 사진을 올리며 군인의 사기와 명예를 지켜줄 것을 호소했다.

함께 첨부된 사진에는 천장 누수로 인해 떨어지는 물을 냄비로 받아내고 수건으로 방바닥이 젖지 않도록 임시 조치를 한 독신자 숙소 모습이 담겼다.

A간부는 “이어지는 누수로 인해 보수공사를 건의했지만 ‘더 급한 숙소가 있다’라며 3년 동안 요청이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다행히 올해 공사가 진행 중”이라고 했다.

과거 자신도 이와 같은 경험을 했다는 A간부는 “가족들에게 너무 미안했다. 내기 이러려고 군인을 하나 싶었다. 민간인들이 불쌍한 사람들이라며 손가락질하는 제 직업이 너무 부끄러웠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내가 집을 보고 어떻게 이런 곳에서 아이를 키울 수 있냐고 하며 울던 모습이 아직도 가슴 속 깊이 박혀 미안한 마음이 가득하다”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내가 이러려고 군인 하나 싶었고 가족들한테 정말 너무너무 미안했다”며 직업군인들의 주거 여건 개선에 좀 더 신경 써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육군은 “신성한 국가방위를 위해 묵묵하게 헌신하고 있는 간부들의 행복한 생활여건이 보장될 수 있도록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 조성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