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장 지역 내국인 임금도↑…정교한 제도 마련 중요"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되면 장기적으로 내국인 고용이 증대된다는 한국은행 연구 결과가 제시됐다.

한은 조사국 이영호 과장은 30일 인천대 오태희·이장연 교수와 발표한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지역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한은은 지난 2015~2022년 지역 단위에서 외국인 근로자 유입으로 노동 공급이 1% 증가했을 때 해당 지역 내국인의 고용과 임금에 미친 영향을 추정했다.

그 결과 외국인 유입이 국내 전체 내국인의 단기 고용에 미치는 효과는 발견되지 않았고, 오히려 장기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효과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청년층과 경기도, 충청도 등 고성장 지역에서 고용 증가가 두드러졌고, 중장년층의 고용은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의 경우 외국인 근로자 유입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 해당 지역 내국인 전체의 임금에 미치는 효과가 유의미하지 않았다.

지역별 장기적 영향을 보면, 고성장 지역에서는 내국인 임금이 증가했으나, 저성장 지역에서는 낮아지는 등 효과가 엇갈렸다.

이 중 고성장 지역 내국인은 외국인 근로자가 유입되면 조금 더 특화된 직무로 전환할 기회가 많아져 임금도 오른 것이라고 한은은 추정했다.

이에 한은은 "향후 외국 인력을 활용할 때 기업의 노동 수요에 부합하면서 내국인과 보완 관계를 가진 인력을 중심으로 유입이 촉진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외국인과 경쟁 관계에 있는 내국인 노동자들도 특화된 업무로 전환할 수 있도록 교육 지원, 직무 재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창용 한은 총재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저출생 등 인구 통계학적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더 많은 외국인 근로자를 유입시켜야 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한은은 이날 발표한 지역경제보고서에서 "3분기 중 지역경제는 전 분기보다 소폭 개선됐다"며 "제조업 생산은 보합, 서비스업 생산은 소폭 증가였다"고 전했다.

향후 지역경제도 3분기보다 소폭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과 서비스업 생산 모두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han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