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울산!] 유해물질 감지 '변색 센서' 개발…누출지점 확인

연합뉴스 2024-09-30 09:00:20

'색으로 보는 안전' 새로운 패러다임 제시하는 지아이에프코리아

센서 색깔 변하면 알람 울리는 방식, 수소·LPG·LNG 감지 변색 센서도 개발 중

[※ 편집자 주 = 울산은 '산업 수도'로 명성을 이어왔습니다. 자동차·조선·석유화학 등 우리나라 주요 산업을 이끌어온 대기업이 토양을 닦은 곳이지만, 이제는 스타트업도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새로운 지역 경제의 씨앗을 뿌리고 있습니다. 연합뉴스는 울산 지역 스타트업을 소개하고 도전을 응원하는 기획기사를 매월 한 꼭지 송고합니다.]

제품 소개하는 지아이에프코리아 안현수 대표

(울산=연합뉴스) 김용태 기자 = "산업 현장에서는 유해화학물질 누출 여부와 정확한 지점을 빠르게 알 수 있어야 합니다. 눈으로 단번에 위험을 확인할 수 있는 저희 제품을 통해 '색으로 보는 안전'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습니다."

울산시 동구 미포회관 톡톡팩토리에 본사를 둔 지아이에프코리아(GIF KOREA)는 유해화학물질 누출을 감지하는 변색 센서 전문 제조 스타트업이다.

경기 오산에 있는 연구소 인력 4명을 포함해 총 11명이 함께 일하고 있다.

이 업체가 주력으로 생산하는 누출 감지 센서는 변색 소재를 이용한 테이프 형태다.

산업 현장에서 주로 누출이 발생하는 배관 이음새(플랜지)에 부착하기만 하면 색 변화를 통해 누출 여부를 손쉽게 알 수 있는 제품이다.

누구나 설치할 수 있고 정확한 누출 지점을 알 수 있다는 점, 주변 환경에 의한 오작동 우려가 없다는 점, 무동력으로 정전 상황에서도 작동한다는 점 등이 장점이다.

2016년 업체를 설립한 안현수 대표는 창업 전에는 로봇 관련 회사에서 일한 경험이 있다.

그는 업무 특성상 공장에 갈 일이 많았는데, 화학공장 직원들이 유해화학물질 감지기도 제대로 설치되지 않은 배관 옆에서 일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목격했다.

안 대표는 "당시 배관에서 알 수 없는 미세 누출이 있을지도 모르는데 근로자들이 너무 불안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며 "이를 계기로 화학물질 누출 여부와 지점을 정확하게 알 수 있는 감지 센서 개발에 관심을 갖게 됐고, 후배와 함께 창업해 변색 소재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제안전보건전시회 지아이에프코리아 부스 모습

창업 후 이듬해인 2017년부터는 외주 생산을 통해 테이프 형태의 첫 제품을 출시하고, 전시회에서 대리점을 모집해 영업에 나섰다.

처음에는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으나 노력 끝에 현재는 석유화학, 반도체, 디스플레이, 조선, 발전소 등 분야에서 30곳에 달하는 고객사를 보유하게 됐다.

지난해에는 28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테이프 형태 센서는 불산(불화수소산)·염산·황산·질산 등 산성 물질용, 암모니아·가성소다 등 염기성 물질용, 벤젠·톨루엔 등 유기화합물용, 초순수(DI Water)용으로 세분됐고, 스프레이나 도료, 자가융착테이프 형태의 제품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배관뿐만 아니라 탱크나 운송 차량, 선박 등의 유해화학물질 누출도 감지할 수 있게 됐고, 산업 현장이 아닌 가정 내 에어컨 냉매 누유, 식기세척기 누수, 스프링클러 누수 등을 확인할 수 있는 제품도 납품하고 있다.

특히 국책 과제로 센서에 들어가는 변색 소재를 섬유화하는 데도 성공해 보호복 관련 업체들과 협업을 준비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재난안전제품 인증, 국가 공식 품질 인증, 변색 센서 국내 유일 인증 등도 획득했다.

지아이에프코리아가 생산하는 제품들

안 대표는 "현재는 누출 감지에 인공지능(AI)을 접목하기 위해 AI 업체와 업무 협약을 맺어 추진하고 있다"며 "카메라가 작업 현장을 모니터링하다 유해화학물질 누출로 센서 색깔이 변하게 되면 알람을 울리게 해 주는 방식인데, 딥러닝 중이고 내년 정도 완료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외에도 수소 및 LPG·LNG 감지 변색 센서를 개발 중이며, LPG·LNG 변색 센서는 중국 대상 제품이 곧 출시될 예정이다.

안 대표는 "색은 위험을 곧바로 인지하게 하고, 안전 의식을 자극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산업 현장과 일상생활에 안전색을 적용해 표준화된 가이드라인으로 '색으로 보는 안전'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yongta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