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두 손 꼭 맞잡은 75년 해로 부부…'인생은 아름다워라'

스포츠한국 2024-09-30 07:00:00
사진=KBS1 '인간극장' 사진=KBS1 '인간극장'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충청남도 부여군, 정겨운 감나무골엔 75년째 해로 중인 부부가 있다. 박철순(96) 할아버지와 김옥윤(94) 할머니.

30일 KBS1 ‘인간극장’에서는 ‘인생은 아름다워’편이 방송된다.

스물한 살, 열아홉에 맺은 부부의 연. 총각 시절 철순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에서 딸 넷과 아들 넷, 8남매와 복작대며 살았고, 이제는 부부만이 풍경처럼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자리한 부부의 집. 마당에는 가을볕에 말려둔 참깨가 널려있고 매일 둘러보는 채마밭엔 자식들 주려고 심은 채소들이 주렁주렁 열려있다. 백세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짱짱한 철순 할아버지는 예초기를 둘러맨 채 손수 부모님 산소 벌초를 하고, 이웃집에 소금 배달까지 간다.

사진=KBS1 '인간극장' 사진=KBS1 '인간극장' 사진=KBS1 '인간극장' 사진=KBS1 '인간극장'

잠시도 가만있지 않는 남편이 행여 넘어지지 않을까 할아버지 뒤를 따라다니는 아흔넷 옥윤 할머니는 젊어서 온 동네 길쌈을 다 해 어깨 연골이 다 닳아버렸지만 여전히 단정한 살림을 유지하시고, 대문 가 도라지꽃, 나팔꽃에도 날마다 정성을 들이신다.

그러던 어느 날, 팥밭에 들른 할머니. 그만 화가 나고 마는데, 무슨 일일까? 조용한 고향집의 정적을 깨우는 건 교대로 걸려 오는 8남매의 안부 전화. ‘뜨거운 데 밭에 가지 마셔라, 일하지 말고 쉬셔라’ 그러나 부부에겐 당치도 않다. 조금 전까지 밭에서 일하다가도 왔어도 자식들에게 시치미를 뚝 떼신다.

오매불망 동구 밖만 바라보는 날은 여지없이 자식들이 오는 날. 셋째 미자(69) 씨는 살아계실 때 잘하자는 마음으로 이틀이 멀다 하고 달려오고, 여섯째 상준(63) 씨도 백발의 부모님을 살뜰히 모신다. 특히 막내아들은 부부에게 특별한 존재로, ‘두 번 사는 아들’이라는데, 어떤 사연일까?

딸과 함께 연꽃 나들이를 나간 날 할머니 손을 꼭 잡은 할아버지. 그 시절엔 힘들어도 자식들 보며 살아왔다. 누군가 ‘인생은 걸을 땐 가시밭길이더니 돌아보면 꽃길’이라 했던가. 어느덧 4대를 이루고 부부의 생은 아름드리나무가 되었다. 그리하여 “인생은 아름다워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