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백 살을 바라보니 인생은 아름다워라

스포츠한국 2024-09-30 07:47:52

[스포츠한국 신영선 기자] 딸 미자(69) 씨와 함께 나가는 나들이 날, 지팡이 대신 할머니 손을 잡는 할아버지. 곱고 곱던 열아홉 새색시가 그곳에 있다. 

오늘(30일) 오전 7시 50분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인생은 아름다워라' 편이 방송된다. 

충청남도 부여군, 정겨운 감나무골엔 75년째 해로 중인 부부가 있다. 박철순(96) 할아버지와 김옥윤(94) 할머니다.

스물한 살, 열아홉에 맺은 부부의 연. 총각 시절 철순 할아버지가 직접 지은 집에서 딸 넷과 아들 넷, 8남매와 복작대며 살았고, 이제는, 부부만이 풍경처럼 고향집을 지키고 있다.

느릿느릿, 이른 아침부터 밭을 돌며 시작되는 부부의 일상이다. 가을볕 내리는 마당에는 자식들에게 고루 나눠줄 참깨가 바짝 일광욕 중이고, 다리가 불편한 아내를 위해서 할아버지가 박아둔 말뚝을 따라 텃밭에 가면 콩, 가지, 고구마 등 열매가 주렁주렁 달렸다. 

대문 앞을 지키고 있는 건 낡은 오토바이다. 할아버지 구순에 아들이 사준, 애마다. 할머니가 챙겨주는 헬멧을 쓰고, 마을 분리수거장에도 가고 부모님 산소에 벌초도 손수 가신다. 뿐인가 20킬로그램 소금 자루를 척척 이웃집까지 배달도 해주는 짱짱한 할아버지. 딸이 오는 날에는 기꺼이 버스 정거장까지 마중 나간다. 엄마가 심어둔 봉숭아 꽃길을 지나 정겨운 고향집으로 들어가면 백발의 엄마가 꽃처럼 웃고 기다리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