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입견에 굴복 NO, 서울과 함께 성장한다”... 반년 전 김기동 말은 현실이 된다[초점]

스포츠한국 2024-09-30 06:30:00

[서울월드컵경기장=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김기동 FC서울 감독이 올 시즌 초에 했던 말이 막바지에 오자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그가 선입견에 굴하지 않고 맞서 싸운 결과는 팀과 본인에게 의미 있는 발걸음이 됐다.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

서울은 29일 오후 4시30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32라운드 수원FC와 홈경기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서울은 이 승리로 승점 50점 고지를 밟고 리그 5위로 올라섰다.

후반 21분 린가드가 왼쪽에서 올린 오른발 코너킥을, 가까운 포스트 쪽으로 침투한 일류첸코가 머리로 돌려놓으며 수원FC 골문 오른쪽에 꽂히는 헤딩 선제골을 기록했다. 경기 내내 적극적으로 공략해도 열리지 않던 상대의 골문이 세트피스 한방으로 열린 것. 서울은 이 골을 끝까지 지켜 홈에서 승리를 따냈다.

서울을 이로써 최근 9경기에서 6승2무1패를 기록했다. 1~6위 상위권 팀 중 같은 기간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것.

서울이 30라운드 대전과 홈경기 패배 등 중간에 삐끗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다시 좋은 흐름을 되찾은 데에는 김기동 감독의 강력한 의지가 있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만약 서울이 7위로 떨어졌다면 정말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어갈 수 있었다. 대전에게 진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봤다. 우리는 대전 이후에 있는 앞으로의 경기들까지 고려하며 뛰었지만, 대전은 ‘지면 끝’이라는 마음으로 서울과의 한 경기만 보고 뛰었다고 결론을 내렸다”며 “리그 종료까지 아직 남았지만, 길게 보는 것 보다는 앞에 놓인 한 경기에 초점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이날 서울은 단 한 골을 처절하게 지켜내며 감독의 말에 부합하는 축구로 홈에서 승점 3점을 가져갔다.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

한편 서울은 파이널A(1~6위)-B(7~12위)로 갈리는 33라운드가 끝나기도 전에 이미 파이널A행을 확정했다. 9-7-9-7위를 오가며 파이널B에 머물렀던 서울이 2019년 3위 이후로 5년 만에 상위권에 돌아온 것이다.

리그 초중반까지만 해도 7~9위를 맴돌던 서울은 김기동 감독의 전술이 선수들에게 녹아드는 시점에 완전히 화력을 폭발하며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급부상했다. 김 감독은 포항에게 코리아컵 우승을 안기고 서울 사령탑으로 온 첫해에 기념할 만한 업적을 이미 하나 달성했다.

물론 이걸로 만족할 김 감독이 아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 경기를 놓친다면 6위로 올 시즌을 마감할 것이고, 이긴다면 아시아 챔피언스리그를 노려볼 수 있다고 선수들에게 이야기했다. 다음 목표를 위해 달릴 수 있는 발판이 된 경기"라고 입을 열었다.

선수로나 지도자로나 편견과 싸우는 데 익숙한 김 감독은 지난 3월 스포츠한국과의 인터뷰에서 서울 사령탑으로서 굳은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반년 전의 말이 지금은 현실로 이뤄지고 있기에 더욱 소름을 불러일으킨다.

“서울에 오니 '김기동은 포항에 있었으니 잘된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선입견에 굴복할 생각이 없기에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경쟁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순간 '끝'이다. 원하는 결과를 서울과 함께 얻어낸다면 또 하나의 큰 성장을 이루는 나 자신과 FC서울을 발견하지 않을까."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