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33년 사랑받은 소스 비결?"…물 한 방울 없는 '교촌 소스 전용 공장'

데일리한국 2024-09-29 12:00:00
지난 26일 송원엽 비에치앤바이오 대표가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지난 26일 송원엽 비에치앤바이오 대표가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천소진 기자

[충북 진천=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수백톤의 생마늘이 와르르 쏟아지며 자동 세척되는 첫 코스를 지나자 평소에 치킨과 함께 흔히 보던 포장된 소스들이 잔뜩 보였다. 물 한 방울 없는 밀폐된 공간에서 엄격히 관리되는 모습을 보니 더 믿고 먹을 수 있을 것 같았다.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지난 26일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의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을 공개했다.

33년 동안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오로지 천연 재료만 고집하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과 교촌의 진심을 소비자들에게 제대로 알리고 싶다는 의미에서다.

비에이치앤바이오는 교촌에프앤비의 소스 등을 제조하는 자회사다. 교촌은 업계 유일 전용 소스 회사를 설립해 치킨 소스를 만드는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4층. 사진=천소진 기자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4층. 사진=천소진 기자

기자가 방문한 공장은 1만5375㎡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조성됐으며, 연간 최대 1만2465톤의 소스를 생산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다.

교촌의 대표 소스는 물론 국내 주요 식품업체에 납품하는 ODM·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 소스 2000여 종의 레시피를 보유했다.

먼저 둘러본 공장의 4층은 원료의 전처리와 배합이 이뤄지고 있었다.

교촌 시그니처 소스 3종(간장, 레드, 허니)은 가열 공정이 없어, 주원료인 마늘을 전처리 살균하고 있다. 껍질과 꼭지가 제거된 마늘을 설비에 투입하면 평평한 벨트 부분에서 중량을 확인 후 1차 세척(버블세척)을 진행한다. 2차로 마늘 겉면을 약 70℃ 온도에 살균 3, 4차 냉각해 분쇄해서 사용한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상품품질혁신본부 상무(진천공장장)는 “가열 온도와 시간 등은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미생물도 제어하고 마늘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관리해 생산한다”며 “전처리된 마늘과 다른 원료들을 10개의 배합탱크를 보유한 배합실로 이동해 소스로 생산된다”고 설명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2층. 사진=천소진 기자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2층. 사진=천소진 기자

4층에서 생산된 소스는 품질검사를 통해 ‘적합’ 판정이 되면 Top-Down 방식으로 2층 포장실로 내린다. 2층 포장실 천장 부분에 배관이 연결돼 있어 각 포장기로 분배돼 포장 형태에 따라 포장이 진행된다.

제품을 포장하는 공간은 청결 구역이다. 병원의 음압관리시스템처럼 공기를 관리하는데, 병원 ‘음압’과는 반대로 ‘양압’ 관리가 되고 있었다.

자동화 로봇으로 박스 포장이 이뤄지는 외포장실은 박스에서 발생하는 분진 등이 제품 포장실에 유입되지 않도록 양압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제품이 지나가는 컨베이어 벨트를 제외하고 나머지는 모두 밀폐할 수 있다.

이 공간의 특징은 ‘물이 없다’는 점이다. 물이 고여 있으면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므로 물이 설비에서 바로 버려질 수 있도록 설계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1층. 사진=천소진 기자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1층. 사진=천소진 기자

이렇게 박스 포장된 상품이 1층으로 이동하게 되면 팔레트에 적재 및 보관이 이뤄진다. 이곳은 상시근무자 없이 무인으로 운영되고 있다.

각 제품별 바코드가 있어 지정된 위치에 저장된 패턴으로 팔레트 적재를 하고, 1팔레트의 적재가 완료되면 무인 대차(AGV)가 라인을 따라 이동해 냉장창고에 자동으로 입고된다.

냉장창고 내부에도 바코드별 지정된 장소가 있어 스택커크레인을 통해 이동되고, 냉장창고의 랙(선반)은 슬라이딩 형태로 운영된다. 팔레트가 입고되면 슬라이딩돼 앞쪽으로 배출되는 구조로 선입선출 관리를 하고 있다.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사진=천소진 기자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현장. 사진=천소진 기자

교촌은 공장에서 치킨 소스를 제조하기 위해 청양홍고추, 마늘, 아카시아꿀 등 프리미엄 우리 농산물의 상당수를 계약재배로 들여와 지역 농가의 판로 개척을 돕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입한 청양홍고추는 총 2800톤을 훌쩍 뛰어넘으며, 이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국내산 마늘(최근 3년간 약 700톤)과 아카시아꿀(최근 3년간 약 315톤)을 비롯해 각 소스에 쓰인 식자재들도 대부분 국내산 농산물로 수급한다.

현재 7개국(미국,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에 진출한 교촌치킨의 모든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는 치킨에 제공되는 소스도 오직 이 곳에서만 제조한다.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되는 교촌치킨 소스에 사용될 수 있도록 할랄 인증도 받았다. 공장 역시 할랄 인증을 받은 생산시설이다.

송원엽 비에치앤바이오 대표는 “33년간 고객의 사랑을 받아온 교촌 소스의 원천에는 건강한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창업주 권원강 회장의 경영철학인 ‘진심경영’이 깊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창업주께서 지켜오신 ‘최고의 원재료’를 통한 최고의 맛과 품질 구현에 기여해 글로벌 회사로의 성장에도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