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식 앞둔’ 정우람 “2018년 준PO 탈락 후에도 응원해주신 팬들 제일 떠올라”

스포츠한국 2024-09-29 15:46:44

[대전=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은퇴를 앞둔 한화 이글스 정우람(39)이 가장 기억나는 경기가 언제였냐는 질문에 2018년 준플레이오프 탈락 후에도 응원해준 팬들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고 답했다. 

정우람.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정우람. ⓒ스포츠한국 심규현 기자

한화는 29일 오후 5시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홈경기를 갖는다.

한화는 이날 선발투수로 정우람을 예고했다. 정우람은 이날 경기 전까지 통산 1004경기에 나와 64승47패 197세이브 145홀드 평균자책점 3.15를 기록한 베테랑 투수다. 그는 2023시즌이 끝난 후 플레잉코치로 보직을 변경했고 올 시즌 내내 2군에서 후배 양성에 힘썼다.

공식적으로 선수 은퇴를 선언하지 않았던 정우람은 지난 15일 현역 은퇴를 발표했다. 한화는 정우람의 마지막을 화려하게 장식하기 위해 이날(29일) 은퇴식을 개최한다. 그리고 정우람은 이날 데뷔 처음으로 선발투수로 나선다.

정우람은 아시아 프로야구 투수 최다 등판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10월2일 NC전 등판으로 KBO리그 최초 1000경기 등판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이어 지난해 10월15일 대전 롯데 자이언츠전 등판으로 일본프로야구(NPB) 이와세 히토키(1002경기)를 넘고 아시아 프로야구 투수 최다 등판 기록을 경신했다.

정우람은 1004경기를 모두 불펜투수로 나섰다. 선발투수로 등판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정우람은 선수로써 뛰는 마지막 경기를 데뷔 첫 선발투수로 장식할 예정이다. 

정우람. ⓒ한화 이글스 정우람. ⓒ한화 이글스

정우람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야구장 올 때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기분을 느꼈다. 긴장도 많이 됐다. 1년 만에 대전야구장에 왔다. 슬펐지만 많이 설렜다. 어렸을 때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야구장에 출근하는 기분과 비슷했다. 그러면서도 뭉클했다. 여러 감정이 섞였다”고 고백했다.

선발투수로 나서는 점에 대해서는 “조금 놀랐다. 미리 언질을 받은 것은 아니다. 감독님과 코치님이 많이 고민하시고 내린 결정이다. 1004경기를 뛰는 동안 선발등판이 없었는데 마지막 은퇴식에서 맨 먼저 나갈 기회를 줘 감사하다. 매번 뒤에 나가니까 시간이 많았는데 (선발투수로 나가니) 시간이 얼마 없더라. ‘선발투수가 이런 기분이구나’와 같은 생각도 든다”고 설명했다.

은퇴 발표 후 어떤 마음가짐으로 지냈을까. 정우람은 이 질문을 들은 뒤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눈시울도 붉어졌다. 그는 “2016년,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대전에 왔다. 제일 먼저 떠올랐던 것은 9년 동안 팬분들에게 많이 웃게 해드리지 못했다는 점이다. 오히려 많은 사랑만 받고 가는 것 같다. 그게 제일 아쉽다.

이어 ”오늘(29일) 아침에 눈물이 많이 나더라. 또 은퇴사를 준비하면서 눈물이 조금 났다. 오랫동안 저를 응원했던 지인들과 함께한 동료 및 친구들이 마지막을 축하해줘 눈물을 조금 흘렸다“고 말했다. 

정우람. ⓒ연합뉴스 정우람. ⓒ연합뉴스

1004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무엇이었을까. 정우람은 ”너무 많지만 한화에서 2018년 가을야구 결정됐을 때 구단 프런트와 코치님들이 너무 기뻐했던 그 장면이 떠오른다. 또 준플레이오프에서 떨어졌으나 한화 팬들이 버스 뒤에서 '선수들 너무 고생했다'고 얘기했을 때가 제일 떠오른다. 그리고 지난해 아시아 최초로 1000경기 등판했을 때 관중분들이 박수쳐주시고 후배들이 진심으로 축하해줬을 때가 기억에 남는다“고 설명했다.

정우람은 끝으로 마지막 타자를 상대하는 소감으로 ”불펜 때처럼 좋은 공이 나온다는 것은 거짓말이다. 그래도 팬분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을 준비했다. 최대한 진심을 담아 갖고 있는 모든 것을 한 타자에 쏟아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