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교촌, 맛의 핵심은 '소스'…BHNBIO 진천 공장 가보니

스포츠한국 2024-09-29 12:00:00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 ⓒ교촌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 ⓒ교촌

[스포츠한국 임현지 기자] 33년간 치킨 사업을 이어온 교촌에프앤비가 간장, 레드, 허니로 대표되는 교촌치킨 소스의 원천을 공개했다. 충청북도 진천군에 위치한 글로벌 종합 식품 생산 공장인 비에이치앤바이오(BHNBIO)의 현장을 언론에 공개하며, 업계 유일 전용 소스 회사를 설립해 치킨 소스를 직접 만드는 역량을 과시했다.

지난 26일 교촌은 소스 전용 공장인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에 기자들을 초청해 소스 제작 과정과 회사의 비전 등을 공개했다.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은 교촌이 부지와 건물, 설비를 포함해 약 170억원의 비용을 들여 2017년 말 완공했다. 기존에는 경기도 오산 교촌 본사에서 소스를 만들다가 생산능력(케파)이 커지자 2015년 법인을 만들어 진천에 새로 틀을 잡았다. 이곳에서 교촌 치킨에 사용되는 소스만을 만들다가 약 4년 전부터 다른 식품 회사의 소스까지 만드는 B2B(기업 간 거래)를 비롯해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현재 2000여종의 레시피를 보유하고 있다.

ⓒ임현지 기자 교촌 소스의 원재료인 국내산 홍고추, 마늘 등ⓒ임현지 기자

교촌에 따르면 이 공장은 치킨 업종 중 유일하게 자체 생산 시설을 갖춘 곳이다. 국내 치킨 브랜드는 700여종이 있으나 대부분 다른 식품 공장에서 소스를 사 오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교촌에 따르면 레드·간장·허니 치킨에 활용하는 홍고추, 마늘, 아카시아 벌꿀 역시 모두 국내산 재료만 사용하고 있다. 지역 농가와 연간 계약을 통해 홍고추는 약 1000톤, 마늘은 원물만 400톤, 아카시아꿀은 80톤 정도를 사용하고 있다.

비에이치엔바이오는 배합탱크 10개, 포장기 5종, 충진설비 10대를 보유한 ‘스마트팩토리’다. 하루 30~40톤의 소스를 생산한다. 1만5375㎡의 부지에 연면적 9392㎡ 규모로, 100명 이상이 근무할 수 있는 면적이지만 현재 27명 만이 일하고 있을 만큼 자동화된 로봇 설비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습기로 인한 세균 번식을 막기 위해 배수로 도랑인 ‘트렌치’가 아닌 배관으로 물이 빠져나갈 수 있도록 설계해 ‘물 없는 공장’을 완성했다.

교촌의 소스들은 대부분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비가열 방식의 생마늘 세척 살균기. ⓒ임현지 기자 교촌의 소스들은 대부분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비가열 방식의 생마늘 세척 살균기. ⓒ임현지 기자

교촌의 소스들은 대부분 ‘비가열 공법’으로 만들어진다. 비가열 공법은 원물 영양 손실을 최소화하고, 가장 신선하고 진한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장점이다.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매운맛의 ‘레드 소스’가 대표적인 사례로, 청양 홍고추를 가열하지 않고 직접 짜내 매운맛을 낸다. 생마늘 역시 ‘버블세척→70도에 90초간 데치는 방식의 가열 살균→다시 두 번의 세척→냉각’하는 방식으로 세균을 잡는 동시에 생마늘향을 유지한다.

진천 공장은 1층과 2층, 4층 등 총 3개 층으로 이뤄져 있다. 4층에서 만들어진 소스가 2층으로 내려오면 포장이 시작된다. 다시 1층으로 옮겨와 전국의 교촌치킨 가맹점 등으로 배송된다. 3층은 공장 견학로로 쓰인다.

포장은 자동 충진기와 로봇팔 등으로 설계돼 있다.  ⓒ임현지 기자 포장은 자동 충진기와 로봇팔 등으로 설계돼 있다. ⓒ임현지 기자

포장 역시 자동 충진기와 로봇팔 등으로 설계돼 있다. 컵모양 소스의 경우 1분당 220여개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포장된 소스들은 유리 파편과 돌조각, 금속성 이물질 혼입 여부를 검출하는 X-ray(X-레이) 검사기와 금속검출기를 거쳐 안정성을 확인한다. 완성된 제품은 델타 로봇 등을 통해 박스에 자동투입, 1층 팔레트에 적재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소스는 국내 교촌치킨 가맹점을 비롯해 식품기업, 해외 등으로 배송된다.

김태윤 비에이치앤바이오 생산품질혁신본부 상무는 “공장을 지으면 사람 구하기가 힘든 만큼 모든 공정을 자동화하는 방향을 택했다. 식품이기에 사람 손이 덜 타는 것이 위생적인 제품을 만드는 방법이기도 하다”라며 “교촌치킨의 모든 매장에서 판매하는 치킨 소스는 오직 이곳에서만 제조된다. 소스의 배합과 비결은 공장장도 모른다. 오직 창업주인 권원강 교촌 회장만이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촌치킨은 현재 미국과 캐나다,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두바이, 중국, 대만 등 7개국에 진출해 있다. 해외 매장 소스 역시 비에이치앤바이오 진천 공장에서만 제조된다. 중동과 말레이시아 등 이슬람 문화권에 수출되는 만큼, 교촌의 치킨용 소스는 모두 할랄 인증을 받았다. 당연히 진천 생산 현장 역시 할랄 인증을 받은 생산시설이다. 이 밖에 HACCP(식품안전관리), ISO9001(품질경영시스템) 인증을 받아 엄격히 관리되고 있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 ⓒ임현지 기자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 ⓒ임현지 기자

교촌은 올해 소스의 연간 목표 매출액을 350억원으로 잡았다. 홍고추의 경우 청양에서만 수급하다 현재는 매운 품종을 더 많이 수급하기 위해 충청도와 강원도까지 계약재배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3년간 매입한 홍고추는 총 2800톤을 훌쩍 뛰어넘으며, 이 중 절반 이상(58%)이 계약재배 물량이다. 내년에는 전라도까지 농가를 확대할 예정이다.

송원엽 비에이치앤바이오 대표는 “교촌은 소스의 맛 품질에 소홀하지 않고, 고객에게 감동을 선사할 수 있는 제품 개발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기업들이 K-소스에 집중하고 있는 현재, 33년 동안 사랑받은 노하우와 비법으로 한국의 맛을 세계의 맛으로 널리 알려 한국을 대표하는 소스로 또 고객에게 인정받는 브랜드로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