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전운 고조에 서방, '외교적 해결' 한목소리 촉구(종합)

연합뉴스 2024-09-29 00:01:05

이탈리아·프랑스, 당사자 간 대화 촉구…튀르키예 "확전 불가피" 우려

헤즈볼라 지도자 하산 나스랄라의 사진이 걸려 있는 테헤란

(서울·파리=연합뉴스) 김경희 기자 송진원 특파원 =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하면서 중동의 전운이 최고조에 달하자 인근 서방국들이 확전을 막기 위한 외교적 해결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탈리아 정부는 2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우리는 분쟁 당사자 간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필요성을 확인한다"며 국제 사회의 대응을 촉구했다.

프랑스 외무부도 성명에서 "우리는 레바논 당국 및 역내 파트너들과 연락해 불안정이나 소요를 방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모든 당사자에게 메시지가 전달됐다"고 밝혔다.

외무부는 또 "이 지역의 민간인 안전과 보호는 프랑스 국민의 안전과 마찬가지로 보장돼야 한다"며 "이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미셸 바르니에 프랑스 총리도 지방을 방문한 자리에서 레바논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며 "우린 이 비극적인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현지의 동포들 안전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유럽항공안전청(EASA)은 중동의 상황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이날 항공사들에 레바논·이스라엘 영공 운항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세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은 나스랄라의 사망으로 중동 내 확전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를 전했다.

일마즈 부통령은 이날 CNN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는 분명히 역내 갈등 확산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사실 이것이 이스라엘이 추구하고자 하는 바"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25일 미국, 프랑스 등 서방 국가들은 유엔총회에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가 21일간 휴전하는 협상안을 제시하며 확전을 막기 위해 외교전을 펼쳤다.

그러나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협상안을 거부하며 헤즈볼라를 타깃으로 한 공습을 이어온 끝에 전날 나스랄라를 제거했다. 헤즈볼라 남부전선 사령관 알리 카르키 등 일부 지휘부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헤즈볼라는 이날 성명에서 나스랄라의 사망을 공식 확인하며 "적과의 성전을 계속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란의 최고지도자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도 "사악한 (이스라엘) 정권에 맞서고 있는 이들을 돕기 위해 가지고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며 헤즈볼라에 대한 전면 지원을 공언했다.

kyunghee@yna.co.kr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