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항제 백미 진해 벚나무 이상증세…잎 노래지고 일찍 떨어져

연합뉴스 2024-09-28 10:00:29

세균성 구멍병·고온 원인 추정…진해구, 약제 살포·중장기 관리방안 논의

구멍 뚫린 진해 벚나무 잎

(창원=연합뉴스) 김선경 기자 = 매년 봄 상춘객들을 유혹하는 경남 창원시 진해구 일원의 벚나무들에 잎이 노래지고 예년보다 일찍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진해구에 따르면 진해 도심 곳곳에는 36만그루에 달하는 벚나무가 있다.

이런 벚나무는 매년 군항제가 열리는 3월 말∼4월 초쯤이면 풍성한 진분홍 꽃으로 단장해 화려한 자태를 뽐낸다.

이후 군항제 종료 시기와 맞물려 녹색 잎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벚나무 잎은 통상 10월 말께 기온이 떨어지며 빨갛거나 노랗게 물들어 떨어지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해 진해 도심의 벚나무에서는 예년과 다르게 지난 5월께부터 잎이 일찍 떨어지는 현상이 시작됐다.

아직 녹색이어야 할 시기인데도 잎이 노래지고, 잎에 구멍이 생긴 모습도 관찰됐다.

이달 기준으로 벚나무마다 잎의 40∼50%가 예년보다 일찍 떨어진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진해구는 전문가 의견 등을 토대로 이런 현상이 '세균성 구멍병'과 고온현상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이에 진해구는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시비 5천400만원을 들여 군항제 관광 명소 일원에 있는 피해 벚나무를 대상으로 약제를 수관 살포(나무 전체에 약을 뿌리는 방법)했다.

진해구는 이같은 현상이 내년에도 되풀이될 수 있다고 보고 향후 용역 등을 진행해 진해 벚나무 중장기 관리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진해 벚나무의 40% 상당이 수령이 50∼70년이 된 만큼 진해구는 벚나무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로드맵이 필요하다고 본다.

진해구 관계자는 "전문가들은 벚나무 잎의 조기 낙엽 등 현상이 세균성 구멍병뿐만 아니라 기후 등 복합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진해 벚나무 수령도 70년까지 됐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통한 중장기 관리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현재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ks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