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규˙정은채, “‘파친코’ 시즌2, 여행 다녀온 기분이었죠”[인터뷰]

스포츠한국 2024-09-28 07:00:00
사진 제공=애플TV+

[스포츠한국 김현희 기자] 배우 김성규가 ‘만날 일 없는 사람’이라 생각했던 정은채와 '파친코' 시즌2에서 만나 신선한 케미스트리를 선사했다.  

애플TV+ 시리즈 ‘파친코’는 4대에 걸친 한국 이민자 가족의 연대기를 그려낸 작품이다. ‘파친코’는 한국계 미국인 이민진 작가가 쓴 동명의 소설이 원작으로서 지난 2022년 공개된 시즌1은 1915년 부산 영도의 작은 하숙집에서 시작해 1989년 북적이는 뉴욕과 호황기인 일본까지 4대에 걸친 한국 이민자 가족의 모습을 담았다. 

지난달 23일 공개된 ‘파친코’ 시즌2에서는 시즌1에서 7년이 지난 1945년 오사카를 배경으로 2차 세계 대전의 위협으로부터 가족들을 지키며 생존하고자 하는 이민자 가족의 연대기를 담았다. 

이번 시즌2에서 정은채는 지난 시즌1에 이어 경희 역을 맡아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그려냈다. 한편으로는 새로운 인물 김창호로 인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느끼는 인간의 본성을 연기했다. 또한, 김성규는 이번 시즌2에 처음 합류해 김창호 역을 맡아 ‘파친코’에서 새로운 인물로 등장했다. 

최근 서울 강남구 소재의 한 호텔에서 정은채, 김성규와 스포츠한국이 만났다. 이날 이들은 서로의 연기 호흡에 대한 소감과 함께 ‘파친코’ 시즌2 참여에 대한 설렘을 전했다. 

“김창호라는 캐릭터는 고한수 밑에서 일하면서 선자네 가족을 돌보는 인물이에요. 이 캐릭터는 제가 이전에 했던 캐릭터들에 비해 인물 간의 관계성이 얽혀있다 보니 새로우면서도 우려되기도 했고, 대단하다고 느끼기도 했어요.” (김성규)

“처음에 김창호에 대한 궁금증도 컸지만, 이 인물을 누가 맡을지 정말 기대했어요. 김성규 배우가 오디션을 볼 때 아무래도 극 중 저와 밀접한 관계를 맺은 캐릭터라서 제가 그 현장에 있었고, 대본을 주고받으면서 좋은 느낌이 오고 갔어요. 그리고 그때, ‘이 사람이 되겠구나’라고 생각했죠. 김성규 배우는 정말 차분하고 한결같은 사람이에요. 억지로 빨리 친해지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다가왔고, 현장에서 적당한 거리감과 친근함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그 부분을 보고 ‘이 사람 너무나 잘 어울리겠다’는 확신을 얻었죠. 정말 든든하고 믿음직스러운 배우였어요.” (정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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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규는 이번 ‘파친코’ 시즌2에서 김창호 역을 맡으며 새롭게 합류하게 됐다. 김성규는 오디션 중 상대 배우 정은채와 케미스트리 오디션을 진행했고, 이를 통해 이들은 새로우면서도 신선한 인물 간의 관계성을 연기했다. 

“어떻게 보면 기본에 충실히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책임감이라고 해야 할까요. 주어진 오디션이 있다 보니 깊이 들어가는 상황이 됐어요. 케미스트리 오디션 때도 ‘나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실제로 정은채 배우를 만날 일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고, 만난 적 없는 상황이다 보니 머릿속에서 매치가 잘 안됐어요. 실제로 만났을 때도 너무 먼 사람처럼 느껴졌어요. 또, 여태 제가 해온 역할에 대한 편견도 있었죠. 그러면서 원작을 봤을 때 ‘이건 내가 아닌데’ 싶었죠. 준비를 많이 못 하기도 했고. 잘못 가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어요. 안 될 것 같은 상황에 겁이 많이 나면서도 그 과정에 또 쉽지 않은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돌아갔던 기억이에요.” (김성규)

“개개인의 연기력을 테스트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이 사람의 진짜 개성과 매력이 캐릭터와 얼마나 부합하는지, 두 사람이 만났을 때 기대했던 호흡을 확인하는 오디션이었어요. 그런 부분에서 저희는 뻔한 느낌보다는 신선한 느낌을 받지 않았을까 싶어요. 김성규가 말은 이렇게 겸손하지만, 현장에서 갑작스럽게 연기적으로 다른 느낌을 요청하면 김성규는 당황하지 않고 변주하면서 연기를 하고 끝없이 시도했어요. 그런 모습들을 제작진이 본 것 같아요.” (정은채)

김성규가 연기한 김창호는 고한수의 오른팔로 일을 하며 선자네 가족을 묵묵히 도와준다. 촬영 준비 중 “나와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고 생각했던 김성규는 시간이 지나면서 김창호와 자신의 닮은 모습을 찾게 됐고, 이를 통해 그는 자신만의 연기로 김창호를 표현했다.

“처음에는 ‘저와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준비하고 촬영하면서는 ‘묘하게 나와 잘 맞는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리고 시즌1부터 이어온 배우들이 가족 같은 분위기가 있었고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사랑스러웠어요. 그런 분들이 많이 도와주기도 했고, 저도 도움이 되고 싶었어요. 그러면서 ‘김창호라는 사람도 그런 지점에서 선자 가족 안에 존재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죠. 또, 김창호가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사람인데 선자 가족을 만나면서 꿈을 꾸게 되는 지점들도 촬영하면서 제가 느낀 생각과 많이 닮아있어서 도움이 많이 됐어요.” (김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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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채는 지난 시즌1에 이어 경희 역을 맡았다. 시즌1에서 경희는 타국으로 이민을 갔지만 그 환경 속에서 적응 하지 못했지만 선자를 만나 조금씩 환경에 적응하고, 생존을 위해 역경을 이겨냈다. 

“경희는 응축돼 있는 아픔이나 서글픔이 있는 캐릭터에요. 시즌1 때도 담담해지려고 하지만 불안감 같은 것들이 선자를 통해서 비집고 나오죠. 시즌2에서는 그런 환경에 적응해 나가면서 이미 많이 내려놨고, 또 한편으로 같은 인간이기에 오랜 세월 외면했던 것들이 관계를 통해서 드러나는 모습이 나타나요. 사실 시즌2를 들어갈 때, 가장 큰 숙제는 표면적인 변화였어요. 극 중에서는 7년 이상 시간이 지난 후부터 시작되는데 실제 시즌1을 촬영한 건 불과 2년 전이라 자연스러운 개성이 여전히 드러나면서도 세월의 풍파를 온몸으로 맞은 듯한 느낌이 들어가야  했어요. 그래서 테스트 분장을 정말 여러 번 했고, 그 과정이 길었어요.” (정은채)

김성규는 이번 작품 출연한 소감에 대해 “좋은 여행을 하고 돌아온 느낌이다”라고 밝혔다. 이번 작품에서 새로운 인물과 새로운 관계성을 연기한 그는 이를 통해 배우로서 한 단계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됐다.

“작품이 끝나고 경험한 모든 것들이 ‘여행을 다녀왔나’ 싶을 정도로 온도 차가 높았어요. 배우로서는 ‘일상에서 배우들이 교감하는 것들이 작품에 많은 기여를 하는 구나’라고 느꼈죠. 아주 가까운 곳에서 이런 것을 느끼게 되니까 소중함, 태도의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어요.” (김성규)

그러면서 정은채는 ‘파친코’가 전달하는 작품의 메시지를 설명하며 우리의 삶과 스스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했다. 

“‘파친코’는 가족과 사랑에 관한 모두가 공통적으로 공유할 보편적 주제를 다룬다고 생각해요. 사람들은 몽상가와 생존가의 이야기처럼 선택을 하며 살고 많은 기로 속에 살아요. 이를 통해 현재의 우리가 어디까지 왔는지, 누구인지를 알아가는 작품이라 생각해요.” (정은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