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사이언스, 11월 28일 임시주총 개최…경영권 향방 판가름(종합)

연합뉴스 2024-09-28 00:00:35

이사회 확대·신동국 임주현 이사선임 안건 상정키로

배당 위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도…갈등 속 세무조사도 진행 중

한미약품

(서울=연합뉴스) 나확진 김현수 기자 =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008930]의 경영권 향방을 가를 임시 주주총회가 개최된다.

한미사이언스는 27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이사회를 열고 임시 주주총회를 11월 28일 오전 10시 서울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에서 개최하기로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임시주총 개최를 위한 주주명부 폐쇄 기준일은 다음 달 22일로 설정했다.

이날 이사회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3자 연합'이 임시 주주총회를 요청한 것에 대해 주총 소집과 안건 등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임시 주총에는 3자 연합이 제안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정원을 기존 10명에서 11명으로 확대하는 정관 변경에 대한 안건과 신 회장·임 부회장의 이사 선임 안건이 상정된다.

또, 한미사이언스 측이 제안한 자본준비금 감액 안건도 상정하기로 했다.

이는 자본준비금 중 주식 발행 초과금에서 1천억원을 감액해 주주들에게 배당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미사이언스는 설명했다.

감액 배당은 이익 잉여금을 재원으로 하는 일반 배당과 달리, 자본 준비금과 이익 잉여금의 합이 자본금의 1.5배를 초과할 경우, 자본준비금을 감액해 이 금액을 배당 재원으로 전환하는 것을 말한다. 이 경우 전통적인 배당 소득으로 간주되지 않아 배당금이 종합소득세 등 과세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 선임 등은 주총 출석 의결권의 과반 찬성으로 의결되지만, 정관변경은 주총 특별결의 대상으로 출석 의결권 3분의 2 찬성이 필요하다.

정관변경과 이사 선임 안건이 모두 주총에서 의결된다면, 현재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와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 등 형제 측이 5대 4 정도로 우위를 보이는 이사회 구도가 5대 6으로 3자 연합 우위 구도로 역전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정관 변경 안건이 부결되고 이사 후보 가운데 1명만 선임된다면 이사회 구도가 5대 5가 돼 이사회 의사 결정이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 4일 자와 24일 자 공시에 따르면 송 회장 등 3자 연합과 특별관계자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48.13%, 임종윤·종훈 형제와 그 특별관계자 지분은 29.7%다.

이 때문에 양측은 주총에서 국민연금과 기관투자가, 소액주주 등의 표심을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마친 송영숙 회장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1월 송 회장과 임 부회장이 OCI그룹과 통합 계획을 발표하고 이에 임종윤 형제 측이 반대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다.

이어 3월 정기주총에서 신 회장이 형제 측을 지지하면서 형제 측이 그룹경영권을 장악하고 OCI그룹과 통합을 무산시켰지만, 지난 7월 신 회장이 송 회장·임 부회장과 3자 연합을 구성하고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주장하면서 재점화됐다.

한미약품그룹 창업주인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고교 후배인 신 회장은 송 회장·임 부회장으로부터 일부 지분을 매수하면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약 14.97%를 가진 최대 주주가 됐고, 자신이 100% 지분을 가진 한양정밀도 한미사이언스 지분 3.95%를 취득하며 그룹 내 영향을 키웠다.

임시 주총 개최 일정이 정해짐에 따라 3자 연합이 법원에 제기한 한미사이언스 임시주총 소집 허가 신청 사건은 내달 2일 심문이 진행되더라도 판단이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미약품그룹은 특별 세무조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5일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 조사관들이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에서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와 핵심사업회사 한미약품의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부지방국세청 조사3국은 흔히 특별 세무조사로 불리는 비정기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다.

조사 대상에는 대주주의 자금 이동과 관련된 부분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의 조사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지 관심이 쏠리는 가운데, 제약 업계에서는 앞서 언론을 통해 불거진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의 개인 회사인 코리그룹과 한미약품의 자회사인 북경한미 사이의 부당 내부거래 의혹이나 최근 국세청이 의약품업체 16곳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밝힌 의약품 리베이트 관련 사항 등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yuns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