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서 세계산악영화제 막 올랐다…자연서 즐기는 산악영화 풍성

연합뉴스 2024-09-27 20:00:22

올해 9회째, 닷새간 영남알프스서 산·자연·인간 주제로 27개국 97편 상영

도심 울산대공원서도 열려…이순걸 영화제 이사장 "영화로 위로와 힘 얻길"

지난해 열린 제8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식

(울산=연합뉴스) 장지현 기자 = 가을 풍광의 절정을 배경으로 울산에서 펼쳐지는 산악영화 축제 제9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가 27일 오후 막을 올렸다.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는 울산시 울주군에서 열리는 국내 유일의 국제 산악영화제다.

올해 축제는 10월 1일까지 닷새간 영남알프스 복합 웰컴센터와 남구 울산대공원 청소년광장 일원에서 열린다.

지난해는 영화제 첫 주말 이틀만 도심에 있는 태화강 국가정원에서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올해는 여기서 한 걸음 나아가 영화제 기간 내내 울산대공원 청소년광장에 마련된 '대공원 시네마'에서 다양한 영화와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됐다.

지난해 열린 제8회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개막식

이번 영화제에서는 '함께 오르자, 영화의 산(山)'이라는 슬로건으로 산, 자연, 인간을 주제로 한 전 세계 28개국 97편 영화가 관객들을 만난다.

온라인 상영은 22편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티켓 가격은 온라인 상영 5천원(22편 대상으로 닷새간 이용 가능), 일반 관람권 3천원, 움프패스(영화·페스티벌·온라인 상영을 모두 예약할 수 있는 통합형 티켓) 1만5천원 등이다.

개막식은 27일 오후 6시 30분 복합 웰컴센터 중앙에 위치한 반개방형 대형 상영관 '움프 시네마'에서 배우 유이와 조우종 아나운서 사회로 열렸다.

개막 행사는 오프닝 공연, 개막식, 개막작 상영, 개막 공연 순으로 진행됐다.

기념사진 찍는 산악영화제 관계자들

매년 산악문화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큰 인물을 선정해 시상하는 '울산울주세계산악문화상'은 인도 산악인 하리시 카파디아(79)가 받았다.

그는 40여 년 동안 히말라야 고산 30여 개 등 170여 차례에 걸쳐 알려지지 않은 지역을 탐험해 지리 정보의 지평을 넓히는 데 공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세기 넘는 분쟁 지역인 카라코람 산맥을 '시아첸 평화공원'으로 지정하는 운동을 주도해 '평화의 탐사가'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카파디아는 28일 강연을 통해 인도 정부에 의해 접근이 금지된 난다데비 산군 일대를 탐사한 경험을 영화제 방문객에게 소개할 예정이다.

인도 산악인 겸 작가 하리시 카파디아

개막작으로는 휴고 클루조 감독의 다큐멘터리 '눕체: 정상을 향해'(Nuptse: Touching the Intangible)가 상영됐다.

불가능해 보였던 젊은 등반가들의 눕체 등반을 따라가며 그들의 열망과 불안, 연대를 탐구하는 인간적인 모험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개막작 상영 후에는 대중음악의 전설로 불리는 디바 윤복희의 무대가 영화제 개막을 힘차게 알렸다.

국제경쟁 본선에는 12개국 19편 작품이, 아시아 경쟁에는 12개국 10편이 진출했다.

영화제 측은 국제경쟁 부문 출품작을 대상으로 대상·작품상·감독상·촬영상·심사위원특별상을 선정해 시상할 예정이다.

아시아 경쟁 부문은 넷팩(NET PAC·아시아 영화진흥기구)상·청소년 심사위원상을 시상한다.

등반·클라이밍·탐험 등을 다룬 '산' 섹션 작품은 관객이 직접 투표하는 '관객상' 후보가 된다.

영화 '거대한 백경'의 한 장면

매년 산맥에 위치한 국가를 정해 영화, 문화, 생활상을 소개하는 주빈국 프로그램 '올해의 산'에는 이탈리아 돌로미티산맥이 선정됐다.

이탈리아의 산악 전통, 등반과 탐험의 현재, 산과 더불어 사는 삶을 비롯해 이탈리아 사회의 다양한 면모를 담은 12편의 이탈리아 영화가 영화제 기간 소개된다.

이순걸 울산울주세계산악영화제 이사장은 환영사에서 "영화를 통해 위대한 도전 정신을 느끼고 단조로운 일상생활에서 벗어나 마음에 위로와 힘을 얻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며 "산악영화제의 꾸준한 성장과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많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달라"고 말했다.

jja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