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6 부진에 달러 약세...증권가, LG이노텍 '눈높이' 낮췄다

데일리한국 2024-09-27 16:55:24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사진=연합뉴스 LG이노텍 베트남 하이퐁 생산법인.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LG이노텍이 수혜가 기대됐던 아이폰 신제품의 수요가 예상보다 부진하면서 올해 호실적 달성에 노란불이 켜졌다. 이에 증권가는 LG이노텍의 목표가를 일제히 낮추는 한편 다음달 예정된 애플 인텔리전스(AI) 서비스 오픈이 추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이노텍의 주가는 전일 대비 3.05% 내린 22만2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이노텍은 통상 상저하고의 실적을 보여준다. 주요 고객사 중 하나인 애플이 하반기에 주력 제품인 아이폰 신제품을 공개하기 때문이다. 신제품에 대한 수요가 하반기에 몰림에 따라 LG이노텍의 실적도 상반기와 하반기가 크게 차이 난다. 지난해에도 상반기 연결 영업이익은 1637억원, 하반기에는 6671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LG이노텍은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대할 수 있었다. 지난 2분기에만 연결 영업이익 1517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84억원) 대비 8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277억원을 기록, 지난해 상반기의 2배 수준으로 증가했다.

그러나 최근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서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이 기대치보다 낮아질 전망이다. 재료 매입 시점인 7월까지의 환율은 높았던 반면 카메라 모듈에 대한 매출인식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이달 환율이 비교적 낮아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지난 10일 발표된 아이폰16 시리즈의 초기 수요가 다소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LG이노텍의 올해 호실적 기대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증권가는 LG이노텍의 목표주가를 대폭 낮췄다. 기존 32만~33만원 수준에서 29만~30만원으로 내렸다. 특히 KB증권의 경우 지난 7월 40만원을 제시했지만 이번에 29만원으로 28%나 하향 조정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공개된 아이폰16의 리드타임 데이터는 과거와 비교할 때 짧아진 것으로 파악되는데, 특히 아이폰16 프로 시리즈 리드타임은 아이폰 15 대비 평균 42% 줄어든 것으로 추정되면서 초기 수요가 부진할 가능성이 상존할 것"이라며 "이에 LG이노텍의 하반기 실적 눈높이도 다소 낮아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고의영 iM증권 연구원은 "프로 모델의 배송 리드타임이 짧게 나타나는 점은 제품 믹스 측면에서도 아쉽다"라며 "일반 모델과 프로 모델 간의 성능 격차가 과거와 달리 줄어들었다는 점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올 하반기 신제품 판매량을 이전 대비 3% 성장한 9100만대로 예상하나 수요 동향에 따라 하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증권가는 다음달 예정된 애플 AI 기능 지원을 변수로 꼽았다. 북미에서 서비스될 예정인 애플AI가 북미 소비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느껴질 경우 수요가 급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오강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서프라이즈 출하량 개선은 어려우나 긴 호흡 속 AI 기능 확대에 따른 수요 개선 스토리는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실제 AI 기능 적용에 따른 소비자 만족도의 향상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애플 인텔리전스(AI) 기대감이 유효한 점을 고려하면 다음달 말 서비스 제공 시점에서 아이폰 16 시리즈의 판매 증가를 예상한다"라며 "해당 시점에서 교체수요 수준을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