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고려아연이 석포제련소 없애려 해...2026년 실적 회복 기대”

데일리한국 2024-09-27 13:17:46
ⓒ연합뉴스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강성두 영풍 사장(왼쪽)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영풍 제공 

[데일리한국 최용구 기자] 고려아연 1대주주 영풍이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측과 손을 잡은 데 대해 “5년, 10년 후 고려아연이 빈 껍데기만 남는 회사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밝혔다.

또 “최윤범 회장 지휘 하에 고려아연측이 영풍 석포제련소를 아예 없애려고 한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영풍은 27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갈등의 배경과 주식 공개매수 전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날 강성두 영풍 사장은 “고려아연과 영풍 간 유지됐던 동업정신을 먼저 깬 것은 최윤범 회장”이라고 주장했다. 영풍 죽이기에 나선 고려아연 경영진을 좌시할 수 없었다며 절박함을 토로했다. 

그는 동업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서린상사에 대한 이사회 장악 등 사례를 거론하며 고려아연측이 영풍과 거래를 끊도록 고객사를 압박 중이라고 판단했다.

고려아연이 영풍과 거래를 지속할 경우 물건 공급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식으로 종용하고 있다는 게 영풍 측 주장이다. 

강 사장은 “오죽했으면 1대주주 자리를 MBK에 양보하면서까지 주식 공개매수에 나섰겠나”라면서 “알고도 당할 수 없으며 주주를 위해서라도 참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현 체재에선 고려아연의 미래도 불투명하다고 내다봤다. 강 사장은 “경영관리실장으로서 그룹 계열사와 업무협의 등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했다. 지금 이대로 가면 당장은 모르겠지만 향후 5년, 10년 후 고려아연은 아마 빈 껍데기만 남을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공개매수 가격의 추가 인상 가능성에 관해선 “현재로선 계획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강 사장은 전날 MBK파트너스와 영풍측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주당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 이후 제기되는 추가 인상 등 전망에 관해 “이 부분은 전부 MBK측이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가 자세한 말씀을 드릴 수는 없다”고 답했다. 

영풍의 실적 회복 등 경영현안 관련 발언에선 “내년까진 환경비용에 적잖은 투자가 불가피하다. 다만 2026년부터는 실적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