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떠보니 남성 집이었다”…독주 권한 뒤 성범죄 저지른 유명 사업가

데일리한국 2024-09-27 10:56:08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사진=JTBC '사건반장' 캡처

[데일리한국 신지연 기자] 유명 사업가에게 성범죄를 당해 임신까지 한 30대 피해 여성의 제보가 전해졌다.

지난 26일 JTBC '사건반장'에 따르면 제보자 A씨는 지인의 권유로 크리에이터 전문 기업을 운영하는 고씨가 주최한 사업가 모임에 참석해 고씨를 처음 만났다.

A씨는 그날 저녁 먼저 자리를 떠났으나, 다음 날 고씨의 연락을 받고 그의 사무실을 다시 찾게 됐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함께 식사를 했으며, A씨는 끊임없이 술을 권유한 고씨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중 결국 기억을 잃었다고 말했다.

눈을 떠보니 A씨는 식당이 아닌 고씨의 집에서 깨어났고, 당시 상황에 대해 “호텔 식당에서 어떻게 나왔는지 전혀 기억나지 않는다. 몸이 축 늘어져 있었다”고 전했다.

이후 몸 상태가 좋지 않은 A씨는 임신 테스트기를 사용해 임신 사실을 확인했다. 임신 사실을 고씨에게 알리자, 그는 “축하한다”는 반응을 보였고, 이에 화가 난 A씨가 고씨에게 따졌으나 돌아온 대답은 황당했다.

고씨는 “그럴 리 없다. 난 묶었다. 다른 남자들에게 전화 돌려봤냐”며 제보자를 몰아세웠다. 그러면서도 “결혼해야 하나. 결혼하자. 나중에 이혼하면 된다. 유전자 검사는 나중에 해도 된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중절 수술을 했다. 그날 이후 고씨는 제보자에게 연락을 끊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그 후 A씨는 “고씨가 사기와 성범죄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됐다”는 소식을 지인을 통해 알게 됐고, 다른 피해자들까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 중 고씨로부터 '불법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협박을 받은 피해자는 고인이 됐다고 했다.

고씨는 피해자들과 술을 마신 후 피해자가 의식을 잃은 틈을 타 성범죄를 저지르는 수법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4월 경찰에 고씨를 신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씨가 가고 싶은 회사의 인사권자와 매우 친했다. 재취업이 간절했던 만큼 고씨에게 잘 보일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신고가 늦어졌다”고 털어놨다.

한편 검찰은 고씨에게 준강간, 폭행, 불법 촬영 및 촬영물 유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징역 9년을 구형한 상태다. 지난 8월 열린 결심공판 최후 진술에서 고씨는 “너무 이기적인 삶을 살았다. 피해자들의 눈물을 모른 척했고, 앞으로 사회에 나가면 삶을 소중히 여기고 살아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