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39] 김추자의 '거짓말이야'...방주연의 '하얀거품 맥주 CM송'

데일리한국 2024-09-26 23:38:59
'거짓말이야' 김추자. 사진=방주연 제공 '거짓말이야' 김추자. 사진=방주연 제공

우리는 어떤 말을 하고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노랫말 속에 들어있는 의미와 말하는 소리의 높낮이 등이 공간 에너지를 타고 진동파(振動波)를 일으킨다. 전파되는 파동 현상을 불교는 만트라, 혹은 진언眞言 이라고 한다. 기독교에서는 말씀(LOGOS)이다. 일본 고차원 학계는 언령(言靈)이라고 한다. 성장하면서 넌 참 좋은 사람이야! 훌륭한 사람이 될거야! 고마워, 감사합니다. 등 긍정적인 말을 듣고 자란 사람은 그의 의식 속에 늘 긍정의 언령 파동이 자리 잡게 된다. 인생 전체가 플러스 파동의 삶이 전개(全開)되는 것이다. 

한국 록의 대부인 신중현이 작사 작곡한 김추자의 '거짓말이야'의 노랫말은 거짓말로 시작된다. '거짓말이야 거짓말이야/사랑도 거짓말 웃음도 거짓말(하략)' 이 노래는 사회적 불신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금지곡이 되었다. 

어느 날 신중현씨에게서 연락이 왔다. OB맥주 CM송을 불러 달라는 것이었다. 김추자가 불렀어야 하는 CM송이었다. '거짓말'이 금지곡이 된 후 다른 이미지를 가진 방주연을 택했다는 내용이었다. 방주연의 이미지에 신중현 록(Rock music)과의 콜라보 CM송을 듣고 입을 딱 벌린 사람들이 많았다. 거액의 가창료를 받았다. 'OB~OB~ 모두 마시자 하얀 거품이 넘치네 모두~마시자'(하략) 

김추자 앨범. 사진=방주연 제공 김추자 앨범. 사진=방주연 제공

사건 사고를 많이 겪고 복귀 무대도 무산되어 마음고생이 심했을 김추자, 성격이 화통하고 나를 자신의 리싸이틀 게스트로도 초청을 여러 번 했었다. 요즘 근황이 참 궁금하다. 넌 왜 그리 지지리도 못났어, 야! 이 xx야! 너 죽어볼래? 등 온갖 부정적인 말과 잡다한 저질 음식(유전자 변형 식품)을 접한 사람은 그의 의식 세계에 마이너스 파동이 깊게 자리 잡는다. 그 인생 전체에 채색되어 몹쓸 정신병과 육신의 병으로 자리 잡는다. 이런 부모와 친구들 곁에서 자란 아이들은 늘 몸과 마음이 아프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근본적인 해결이 되지 않고 조현병(정신분열증)에 갖가지 질병으로 평생을 악전고투 약물 중독에 시달리며 강력 사건에 노출되기도 한다. 

내 노래(1990년) 수선화(작곡-박ㅇㅇ)의 가사는 이렇다. 

그 말은 믿지 말아요 눈을 감고 듣지 말아요 /시간이 지나가면 그 말들은 서러운 눈물 되니까 /얼굴도 보지 말아요 눈을 감고 보지 말아요 /그 얼굴 가슴에 새겨두면 지울수 없으니까 /이름 모를 언덕에 홀로 피었다 뭇 세월에 시달린 지친 모습 너의 모습 애처로워 눈을 감는다 /너 언제 피려나 아~하~찬바람 불어오면 /달빛 아래 고개 숙인채 그 님을 기다리다 울어버린 가엾은 수선화야~/가엾은 수선화야~~~

이 노래를 취입하고 난 뒤, 충격적인 삶의 변화를 겪었다. 그것은 신선한 약초인 수선화를 모독한 신선 모독죄(神仙冒瀆罪)였다. 후배 가수가 건달과 결탁, 공권력에 허위 신고를 하며 나의 주머니를 노린 황당한 사건이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메니져일을 보던 최모까지 가세, '수선화' 홍보비 억대를 챙겨서 잠적해 버렸다. 강도는 바로 내 앞에 있었다. 그들을 사기, 무고죄로 고소, 그에 따르는 기자와 검찰에서의 맞대면, 국가 상대 손해배상 청구 등 1년이 넘는 시간을 고소전으로 진흙탕 전쟁을 치뤘다. 

수선화 노래, 가사 첫 구절부터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단어는 하나도 없다. 오직 부정적인 단어밖에 없다. 그리고 마지막은 가엾다고까지 한다. 그러기에 그 파동에 죽을 맛을 보고 가여운 신세가 되었던것이다. 누구를 만나서 자신의 의식 속에 무엇을 새기며 마음 밭에 어떤 씨앗을 뿌리며 어떤 꽃을 피우는지에 따라서 징크스가 만들어짐을 왜 몰랐을까? 그 파동에 따라서 순간의 운명도 바뀔 수 있음을 체감한 일생일대의 큰 사건이었다. 노래는 말과 시에 멜로디라는 언령(言靈)이 붙는다. 

2017년 분장실에서의 방주연 모습. 사진=본인 제공 2017년 분장실에서의 방주연 모습. 사진=본인 제공

'도로남'(조은파 작사,곡) 이라는 노래가 생각난다.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를 지우고 님이 되어 만난 사람도 /남이라는 글자에 점 하나만 찍으면 도로 남이 되는 장난 같은 인생사 /가슴 아픈 사연에 울고 있는 사람도 웃고 있는 사람도 /점 하나에 울고 웃는다 점 하나에 울고 웃는다 아 인생. 

고려대학교 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에서 파동 요법인 '언령'에 관한 주제로 특강을 한 적이 있었다. 단순한 단어 야~양~아~얏~얍 의 차이점을 설명하자 모두가 "아 맞다. 한마디의 말이 주는 파동이 무섭다" 라는 반응으로 매우 의미 있는 강의였다. 내 인생의 마지막 소원은 남에서 점 하나를 지우고  님과 같은 진솔한 마음의 솔메이트(soulmate)를 만나 힐링로드를 같이 걷는 일이다.  

◆ 방주연 주요 약력

△1970년 '슬픈연가'로 데뷔 △'당신의 마음' '자주색 가방' '기다리게 해놓고' '꽃과 나비' '정' 등 히트곡 다수 △1973년부터 4년 연속 동양방송(TBC) 7대 가수상, 최고가수상 △KBS MBC 10대 가수상 수상 △대한민국 가수 희망시대 △한국가수협회(예총1969년 설립) 여성가수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