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플로리다에 강력한 허리케인 상륙 예고…비상사태 선포

연합뉴스 2024-09-26 06:00:31

주민 수천 명 대피·공항 폐쇄·휴교…멕시코만 원유 생산 29% 중단

25일(현지시간) 허리케인 경보가 발령된 플로리다 해안 지역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임미나 특파원 = 미국 플로리다에 1년여 만에 가장 강력한 허리케인이 상륙할 것으로 예고돼, 이에 대비하느라 비상이 걸렸다.

미 국립허리케인센터(NHC)는 25일(현지시간) 멕시코만 남동부에서 이동 중인 허리케인 '헐린'(Helene)이 다음 날 늦은 오후 플로리다주 빅벤드 해안 지역을 강타할 것이라고 관측하면서 이 일대에 허리케인 경보를 발령했다.

HNC는 "치명적인 강풍을 동반한 폭풍우로부터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헐린은 현재 플로리다 탬파에서 남서쪽으로 810㎞ 떨어진 곳을 지나고 있으며 시속 130㎞의 강풍을 동반하고 있다.

기상 예보관들은 이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을 지나며 따뜻한 수온의 영향으로 세력이 더 강해져 3등급의 대형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허리케인은 가장 약한 1등급에서 가장 강한 5등급까지 5개 범주로 나뉘며, 3등급부터 대형 허리케인으로 분류된다.

지난 7월 초 5등급 허리케인 베릴이 카리브해와 미국 일부 지역을 강타하긴 했지만, 이번 헐린은 작년 8월의 3등급 허리케인 이달리아 이후 1년여 만에 미국에 가장 큰 피해를 내는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미 CNN 방송은 전했다.

허리케인 전문가 마이클 라우리는 헐린이 2000년대 들어 멕시코만을 덮친 5번째 대형 허리케인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5일(현지시간) 허리케인 헐린이 영향을 준 쿠바 해안의 거리

허리케인이 다가옴에 따라 플로리다 해안에는 최대 4.6m 높이의 해일이 있을 것으로 경고됐다. 그 영향권에 있는 최소 15개 카운티에 강제 대피령이 내려졌고, 주민 수천 명이 집을 떠나 대피소로 이동했다.

또 허리케인이 큰 비를 몰고 오면서 플로리다뿐 아니라 조지아주와 노스캐롤라이나주 일부 지역에도 폭우 피해를 줄 것으로 예보됐다.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 주지사는 전날 전체 71개 카운티 중 61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로이 쿠퍼 노스캐롤라이나 주지사와 브라이언 켐프 조지아 주지사도 각 주 전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탬파 국제공항은 26일 하루 동안 모든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플로리다의 초중고등학교와 일부 대학교는 휴교령을 내렸다.

미 안전·환경집행국(BSEE)은 허리케인 헐린에 대응해 미 멕시코만의 원유 생산 29%와 천연가스 생산 17%를 중단했다고 이날 밝혔다.

당국에 따르면 에너지 생산업체들은 하루 51만1천배럴의 원유 생산과 약 3억1천300만입방피트의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했다.

미 당국은 허리케인 영향권에 있는 주민들에게 기상 알림에 주의를 기울이고 정전이나 단수에 대비해 최대 72시간 동안 지낼 수 있는 비상용품을 미리 확보하라고 당부했다.

25일(현지시간) 허리케인에 대비하는 플로리다 주민들

mina@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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