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예술은 마법에 관한 것"…'예술의 역사'

연합뉴스 2024-09-26 00:00:36

"문명의 바탕은 음식"…'교양인이 알아야 할 음식의 역사'

(서울=연합뉴스) 송광호 기자 = ▲ 예술의 역사 = 샬럿 멀린스 지음. 김정연 옮김.

프랑스 튀크 도두베르 동굴에 있는 들소 두 마리는 문자가 발명되기 훨씬 전인 구석기 시대에 그려진 작품이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부조인 이 조각은 비범한 점이 있다. 마치 작가가 조금 전까지 들소를 조각하다가 떠난 듯한 현재성과 들소의 꿈틀거리는 생명력이 동시에 느껴진다는 점에서다.

들소 부조는 조토의 '동방박사의 경배'만큼이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만큼이나, 모네의 '수련'만큼이나 독특하다. 한마디로 '예술적'이다.

현대 화가 알리 바니사드르는 동굴미술 이래로 모든 예술이 마법에 관한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여기서 마법이란 소설 '해리 포터'에 나오는 '아브라카다브라'와 같은 마법 주문이 아니다. 어떤 신비한 힘, 설명할 수 없는 강력한 힘에 관한 것이다.

영국의 미술평론가인 저자가 이런 신비한 힘의 역사에 대해 풀어 설명한 책이다. 선사시대 동굴 조각부터 고대와 르네상스를 지나 인상주의와 초현실주의를 거쳐 팝 뮤직비디오까지, 기나긴 예술의 역사를 들려준다.

소소의책. 404쪽.

▲ 교양인이 알아야 할 음식의 역사 = 자크 아탈리 지음. 권지현 옮김.

국가가 생긴 건 먹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다. 먹을 것을 찾아 유랑하던 호모 사피엔스는 기원전 6천년 경 메소포타미아 지역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수렵채집 대신 농사를 택한 정착민들은 홍수를 피하고 수확량을 늘리고자 둑을 조성하고, 관개시설을 만들었다. 그러면서 조금씩 먹는 문화를 만들어갔다.

식문화(食文化)는 메소포타미아를 비롯해 각 문명지에서 발달해 나갔다. 수천 년 동안 음식은 대화의 규칙과 사회관계의 구조를 정립했다. 신과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사람, 가족과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사람, 먹을 것을 구걸하는 사람, 먹을 것을 입에 대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또한 음식을 만드는 사람과 다른 사람에게서 얻는 사람이 있었다.

프랑스의 저명한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인 저자가 수렵채집 시기부터 현재의 가공식품까지 다채로운 각 시대와 지역의 음식 역사를 정리했다.

저자는 "지렛대, 화살, 바퀴, 농사, 목축 등의 혁신도 먹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가능했다"며 "도시국가, 제국, 국가의 집권도 음식으로 설명할 수 있다. 역사와 지정학은 무엇보다 음식의 역사였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따비. 396쪽.

buff27@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