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파주→개성공단 향하는 경의선 도로 북쪽 구간에 방벽 설치"

연합뉴스 2024-09-26 00:00:24

적막한 개성공단

(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북한이 남한에서 개성공단으로 향하는 경의선 도로 북쪽 구간에 방벽을 설치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25일 보도했다.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지난달 촬영한 사진을 보면 북한 쪽 경의선 구간에 벽 3∼4개가 15m 간격으로 세워진 것으로 식별됐다.

경기 파주와 개성공단을 잇는 이 도로는 과거 남북이 개성공단을 운영하던 시절 남측 인원이 왕래하는 유일한 길이었으나 이제 통행 자체가 불가능해졌다.

방벽이 세워진 곳은 남북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쪽으로 320∼350m 지점이다. 여기서 남쪽으로 2.1㎞를 내려가면 도라산역, 북쪽으로 3.5㎞를 올라가면 개성공단 출입구가 나온다.

방벽 설치 시점은 올해 2월 전후로 추정된다. 다른 민간 위성 업체 에어버스가 2월 9일 촬영해 구글어스에 공개한 사진에 벽을 세우기 위해 부지를 조성하는 작업 정황이 담겼다.

북한은 이곳 이외에도 MDL과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방벽을 설치하고 있는데, 이 작업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북한은 작년 말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북 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한 뒤 남한과 연결고리를 지워나가고 있다.

올해 1월에는 경의선·동해선 도로에 지뢰를 매설하고, 4월에는 가로등도 없앴으며, 6월과 7월에는 각각 동해선과 경의선 철로를 철거했다.

아울러 개성공단 내 한국 기업 부지에 새로운 건물을 세우고, 횡단보도를 새로 칠하는 등 자체적으로 공단을 운영하려는 움직임도 보여왔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연이은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2016년 2월 개성공단 가동을 중단했다.

runr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