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금투세 토론회에 당국·투자자 '우려' 한목소리..."개인 투자자 고려 돼야"

데일리한국 2024-09-25 17:24:50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정책 디베이트에서 시행팀과 유예팀으로 나뉜 토론자들이 논쟁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영문 기자] 내년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앞두고 정책토론회를 개최한 더불어민주당이 조만간 금투세 관련 최종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개인투자자 측과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투자자들이 더욱 고려돼야 한다며 금투세 폐지 의견을 다시 한번 피력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본청에서 '행복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 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은 어떻게?'라는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진행했다. 민주당은 내년 금투세 시행을 위해 밀어붙여 왔으나 정부와 여당, 투자자들은 유예에서 폐지를 한목소리로 주장하고 있으며 최근 '블랙 먼데이'를 겪는 등 증시의 변동성도 커져 있어 당 내부에서도 이견이 발생한 상황이다. 이에 민주당 측은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최종 입장을 정리하기로 하면서 이번 토론회를 진행하게 됐다.

토론회에서 유예를 주장한 김현정 의원, 이소영 의원, 이연희 의원은 당론이 그렇듯 금투세 도입의 취지에는 공감하나 현재 상황으로는 자본시장 선진화와 증시 부양이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유예팀은 "현재 국내 증시의 체력이 약한 상태인데, 여기에 금투세까지 시행하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갈 수 있다"라며 "상법 개정과 같은 자본시장 선진화 제도를 도입해 증시를 우선 부양한 다음에 금투세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금투세 시행팀의 김영환 의원은 "금투세는 글로벌스탠더드에 다가서는 세제 개편으로 자본시장 선진화가 목적인 증세 리뉴얼일뿐 절대 증세 목적이 아니다"라며 금투세 시행 자체가 자본시장 선진화에 다가서는 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주식과 펀드 등 상품들의 과세체계는 매우 복잡해 투자 결정의 장애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라며 "금투세는 이를 단일화해서 자본시장의 합리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다"라고 판단했다.

김성환 의원은 "우리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것은 개인투자자들을 위한 보호장치가 미흡한 등 불투명하기 때문이다"라며 "금투세를 시행해 이를 해소해야 하고, 상법 개정과 금투세 시행은 선후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동시에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투세가 시행되면 외국 자본이 빠져나간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들도 금투세를 시행하고 있는데 우리나라가 시행한다고 해서 시행 중인 다른 나라로 자본을 옮긴다는 건 말이 안 된다"면서 "오히려 불투명성이 해소돼 국내 대형주에만 투자했던 외국 자본이 건강한 중소형주에 투자할 것이다"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이날 정책토론회에서 나온 의견을 토대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금투세 시행 및 유예와 관련한 최종 입장을 정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민주당에서 금투세와 관련한 토론회가 열린다는 소식에 개인투자자 측과 당국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먼저, 이날 토론회에 앞서 개인투자자 단체인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가 토론회장에 나타나 금투세 폐지를 촉구했다. 그러면서 토론회에 방청을 요청했으나 민주당이 이를 거절하면서 현장은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정의정 한투연 대표는 "금투세 강행은 우리 주식시장의 사망 선고고 유예는 암흑 터널 탈출이지만 짙은 안갯속 주행으로, 불확실성을 싫어하는 주식시장 특성상 박스피 탈출은 어려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금투세가 시행되면 개인투자자들은 다 떠날 것이고 이후 외국자본을 비롯해 새로운 수급이 들어올 텐데 이는 곧 현재 1400만 투자자를 희생양 삼겠다는 얘기로 너무나 잔인한 발상이다"라며 "금투세 유예도 결사반대하며 폐지를 위해 민주당사 앞에서 릴레이 촛불집회를 이어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또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코라아 밸류업 지수' 공개 자리에서 국내 주식시장의 밸류업에 대한 해외의 우려가 불식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세제 개편이 받쳐줘야 하는데, 그중 금투세는 시기적으로 시행이 어렵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를 들어 환자들도 수술을 하더라도 수술을 받을 정도의 건강은 받쳐줘야 수술이 효과를 볼 텐데, 현재 우리 증시는 체력이 미진한 상태다"라며 "투자자들이 더욱 고려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