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경찰에 신고…업체 "실랑이 길어져 이탈 불가피" 해명

(강릉=연합뉴스) 류호준 기자 = 대리기사가 도로 안전용품이 차량 하부에 낀 채 차를 몰다가 뒤늦게 이를 알아채고,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현장을 떠난 일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5일 차주 A씨와 강원 강릉경찰서 등에 따르면 A씨는 이날 오전 3시께 강릉 시내 한 식당에서 술을 마신 뒤 대리운전기사를 호출했다.

대리기사로 배정된 B씨는 차량 앞에 안전 고깔이 있었으나 이를 인지하지 못했고, 고깔이 차량 하부에 낀 채로 400ｍ가량을 달렸다.

이상함을 느낀 A씨와 B씨는 차량을 성남동 성남사거리 인근에 세운 뒤, 뒤따라오던 대리기사 픽업 차량 운전자 C씨와 함께 고깔을 제거했다.

A씨는 차량 하부가 망가진 사실을 알고는 B씨와 보험 처리 여부 등을 두고 다퉜고, 다툼이 길어지자 B씨는 A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C씨와 함께 현장을 떠났다.

시내 한복판에 홀로 남은 A씨는 보험사를 통해 차량을 정비소로 보낸 뒤 택시를 타고 귀가했다.

이후 A씨는 B씨에게 지속해서 연락했으나 닿지 않았고, 결국 112에 신고했다.

A씨는 "새벽 시간 운전자를 홀로 내버려 두고 대리기사가 사라져 황당했다"며 "연락을 계속 피하다가 지역 커뮤니티 등에 글을 올려 공론화하자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B씨가 속한 대리업체 관계자는 "늦은 밤까지 실랑이가 길어져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분위기상 대리 운행이 더 이상 불가능하다고 판단, 종료 의사를 A씨에게 전달 후 현장을 떠났다"며 "도주 의사는 없었고 고깔이 언제 끼였는지도 불분명해 경찰 조사를 통해 책임 소재를 가리겠다"고 말했다.

경찰은 블랙박스 영상 등을 토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ry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