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붙은 압구정 재건축…대형 건설사 눈독

스포츠한국 2024-09-25 16:28:59
압구정 3구역 현대 7차 ⓒ홍여정 기자 압구정 3구역 현대 7차 ⓒ홍여정 기자

[스포츠한국 홍여정 기자] 한강변 일대 압구정동 아파트들이 69~70층 초고층 개발 계획을 가시화하며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은 모양새다. 이르면 내년부터 각 구역별로 시공사 선정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강변 재개발 시공권을 둘러싼 건설사들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구는 전날부터 ‘압구정 아파트지구 특별계획구역5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공고하고 주민들의 의견을 받고 있다. 변경안에 따르면 압구정동 490번지 일대 아파트는 최고 290m(70층 이하), 1401가구로 탈바꿈한다.

압구정 아파트 지구 재건축 사업은 지난 2011년 서울시가 한강변 5개 전략정비구역 중 한 곳으로 지정하며 가시화됐다. 현재 △1구역(미성 1·2차) △2구역(현대 9·11·12차) △3구역(현대 1~7차, 현대 10·13·14차, 대림빌라트) △4구역(현대8차, 한양3·4·6차) △5구역(한양 1·2차) △6구역(한양 5·6·7차)으로 구획해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지부진했던 압구정 아파트 개발에 속도가 붙은 것은 2~5구역이 서울시 신속통합기획으로 확정된 이후다. 신속통합기획은 서울시 재개발 활성화 방안으로 지난 2021년 도입한 제도다. 정비계획 수립 단계에서 서울시가 공공성과 사업성의 균형을 이룬 가이드라인 제시를 통해 신속한 사업추진을 지원한다.

신통기획 포함으로 압구정2~5구역 24개 단지는 총 8443세대에서 1만1830세대로 개발된다. 여기에 최고 층수를 35층에서 50층으로 높였다. 또한 한강변 가까운 동일 경우 최고 15층으로 묶여있던 규제를 풀었다. 아울러 창의적·혁신적 디자인 반영 시 최고 70층까지 높이는 안도 허용했다.

압구정 일대 정비사업 대상지 ⓒ서울시 압구정 일대 정비사업 대상지 ⓒ서울시

재건축 단지 중에서 진행 속도가 빠른 곳은 2구역이다. 지난 6월 정비계획 변경안 공람 공고를 진행했다. 변경안에는 최고 70층, 2606가구로 재건축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안은 지난 10월 강남구의회 의견청취절차를 통과했으며 연내 시 도시계획위원회에 상정될 예정이다. 시공사 선정은 내년으로 예상된다. 앞서 2구역은 디에이건축과 프랑스 설계사 ‘도미니크 페로 건축사’(DPA) 컨소시엄을 설계사로 선정했다.

가장 규모가 큰 3구역은 지난 6월부터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임대주택 소셜믹스와 공공보행통로 선형 변경 등을 두고 시와 이견을 보였지만 최근 구에 70층 규모 재건축 정비계획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건축이 결정되면 기존 3946가구에서 5810가구로 늘어나며 최고 층수는 70층이 된다. 조합은 지난해 말 희림컨소시엄을 설계사로 선정했다.

압구정 4구역은 지난 13일부터 정비계획 변경안을 공람·공고해 주민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재건축이 확정되면 현재 1341가구는 1722가구 아파트로 탈바꿈한다. 최고 높이는 69층으로 건설된다. 4구역은 설계사는 디에이건축·가람건축·칼리슨RTKL(미국)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업계에서는 압구정 2·4·5구역의 경우 정비계획 결정 공시 이후 내년 시공사 선정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서울 부촌의 대표 단지로 꼽히는 압구정 일대인 만큼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은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장 단지인 3구역의 경우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이 점쳐진다.

이에 구는 이례적으로 선제 조치에 나섰다. 강남구는 지난 6일 대우건설·DL이앤씨·롯데건설·삼성물산·HDC현대산업개발·GS건설·포스코이앤씨·현대건설 등 8개 대형 건설사와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과정 불공정·과열 방지 및 정비사업 수주 문화 선진화'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 내용은 ‘서울특별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을 바탕으로 △개별적인 홍보 금지 및 위반 시 해당 업체 입찰 참가 무효 △금품·향응 금지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정비사업 문화 조성 등의 사항을 담고 있다.

해당 협약은 강남구에서 현재 시공자 선정을 앞둔 11곳에 모두 적용된다. 압구정 2~5구역을 비롯해 조합설립인가를 마친 개포주공6·7단지, 개포우성4·6·7차 등 8곳과 사업시행계획인가 단계에 있는 대치쌍용1·2차, 대치우성1차 등 3곳이다.

업계 관계자는 “압구정 일대는 한남 지역과 더불어 재건축 이후 서울 한강변의 랜드마크가 될 곳”이라며 “건설사 입장에서 브랜드 경쟁력 차원에서 놓칠 수 없는 단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