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보수후보 단일화 극적 성공…진보는 '안갯속'

연합뉴스 2024-09-25 16:00:46

'강경파' 조전혁 단일후보로…10년 만의 단일화기구 통한 후보 추대

진보진영, 후보 난립 속 단일화 성사 난망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나설 보수진영의 단일화 후보로 조전혁 전 한나라당 의원이 추대됐다.

보수 후보 중 가장 색채가 강한 것으로 분류돼온 조 후보가 추대됨에 따라 이번 선거의 이념 대결도 한층 뚜렷해질 전망이다.

진보 진영이 아직 후보 단일화에 근접하지 못한 가운데 이번 교육감 선거는 '진보 교육 체제 심판'과 '윤석열 정권 심판' 등 '심판론'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조전혁 후보 택한 서울교육감 보수진영

◇ '조전혁 결집' 보수, 10년만에 교육감 탈환할까

25일 교육계에 따르면 보수 후보 단일화 기구인 '서울시교육감중도우파후보단일화통합대책위원회'(통대위)는 지난 21일 여론조사 결과 조 후보를 최종 단일화 후보로 추대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결과 발표 자리에는 앞서 여론 조사 문항이 편파적이라며 불복을 주장했던 안양옥 전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홍후조 고려대 교육학과 교수도 마음을 바꿔 참석했다.

이로써 보수 진영은 2014년 문용린 후보 이후 두 번째로 단일화 추진 기구를 통한 후보 추대에 성공했다.

2014년에도 보수 단일화 기구를 통해 문용린 후보가 추대됐으나, 고승덕 후보가 독자 출마하면서 표가 분산돼 당시 진보진영 단일후보였던 조희연 전 교육감이 승리했다.

보수는 단일화에 실패해 최근까지 3번 연속 진보 쪽에 서울시교육감 자리를 내줬다.

진보 진영에서는 '2024서울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추진위)가 1차 경선을 통과한 강신만 전 전교조 부위원장, 정근식 서울대 명예교수, 홍제남 전 오류중 교장 등 3명을 대상으로 2차 경선을 진행 중이다.

추진위는 이날 오후 8시쯤 단일화 최종 후보를 발표한다.

그러나 진보 측 경선에 참여하지 않은 김재홍 전 서울디지털대 총장, 방현석 중앙대 문예창작과 교수, 조기숙 전 이화여대 교수, 최보선 전 서울시 교육의원 등 4명의 또 다른 진보계열 후보들의 도전도 남아있어 후보 난립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는 10월 16일

◇ 조전혁 1호 공약, '방과후 학교' 지원…학력 신장·교권 강화 초점

조 후보는 학생들의 학력 신장과 교권 보호 및 돌봄 강화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들고나왔다.

조 후보는 지난 12일 학력을 높이고 사교육비 부담을 줄이는 1호 공약 '방과후학교 자유수강권 최대 100만원 지원'을 발표했다.

조 후보는 "부모의 경제력에 따른 교육격차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며 "교육격차 해소 프로그램을 통해 서울의 개천에서 용이 다시 승천하게 하겠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의 지필 평가를 부활하고 방과후학교에 선행학습을 허용하는 등의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지난 조희연 전 교육감이 이끌었던 10년간은 경쟁보다는 학생 인권과 생태교육 등이 강조됐다면 이제는 학생들의 학습 능력을 본격 보강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학생의 책임과 의무를 강조하는 '학생권리의무조례'도 제정할 예정이다.

그는 "권리에는 반드시 책임과 의무가 따른다"며 "교권을 보호하고 학부모 소통을 강화해 모두가 행복한 학교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 후보가 당선돼 서울시교육청이 10년 만에 보수 교육감 체제로 돌아서게 된다면 교육청 정책과 내부 조직 개편도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관계자는 "서울 교육 주요 정책의 틀이 완전히 바뀔 수 있다"며 "교육청의 구성원도 많이 바뀔 것 같고 새 정책을 시행할 때 교원 단체의 반발도 더 커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sf@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