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성장' 초점"…수능 서술형·내신 절대평가 가능성(종합)

연합뉴스 2024-09-25 16:00:46

국가교육위원회,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 발표

AI 디지털교과서 도입 맞춰 '맞춤형 학습' 제공…유보통합도 박차

"큰 방향성 설정"…토론서 국교위 비상임위원 "2028년 대입개편안과 달라야"

수험생 자녀 기다리는 부모들

(서울=연합뉴스) 고은지 기자 = 향후 10년간 우리나라 미래교육을 설계할 밑바탕이 나왔다.

미래교육 설계도의 키워드는 '인공지능(AI)·디지털 시대 학생 개별 맞춤형 교육'과 '성장·역량 중심의 평가와 대입 패러다임 전환'이다.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황준성 국가교육발전연구센터장은 25일 서울 중구에서 출범 2주년 기념 대토론회를 열고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 주요 방향'을 발표했다.

국교위가 내년 3월 발표할 예정인 중장기 국가교육발전계획은 2026년부터 2035년까지 10년 동안의 대한민국 미래교육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종의 설계도로 볼 수 있다.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원회(전문위)에서는 수능 이원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내신 절대평가제 전면 도입 등이 논의된 바 있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구체적인 내용이 언급되지는 않았지만, '대입 패러다임의 전환'을 언급하며 학생의 성장과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겠다는 방향성을 내놓음으로써 현행 대입제도를 손질할 가능성이 커졌다.

대학수학능력시험(CG)

◇ "학생 '성장·역량' 평가"…수능 서술형 평가·내신 절대평가제 수면 위

국교위는 계획안에서 미래인재를 육성하는 평가와 대입 체제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학생 성장과 역량을 중심으로 평가하고, 대입 패러다임 또한 이에 맞춰 전환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국교위는 지금까지의 교육개혁은 다양성을 갖춘 개인 간 협력과 조화의 미비, 경쟁체제 심화, 교육의 양적 팽창과 질적 저하 등의 한계를 노출했다고 평가했다.

또 대입 경쟁 과열로 사교육시장이 커지고 사교육비 지출이 지나치게 많아졌으며, 과도한 학력주의와 학벌주의가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래 학교교육을 통해 공동체 역량, 창의적 사고 역량, 자기관리 역량, 의사소통 역량, 문제해결 역량 등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계획안은 전체적인 방향성만 제시했을 뿐 가장 관심을 끄는 2029학년도와 그 이후의 대입 개편안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추후 국교위에서는 학생 성장과 역량을 어떻게 평가하고 이를 대입에 어떤 식으로 적용할지에 중점을 둬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계획안에서 학생의 '성장'과 '역량'을 평가하겠다고 한 만큼 한 번의 수능으로 모든 것을 평가하거나 객관식 문항에서 답만 고르는 식의 현행 평가와 대입 제도가 바뀔 수도 있다.

실제로 '수능 이원화, 수능 서·논술형 평가 도입, 내신 외부평가제 도입' 등이 국교위 산하 중장기 국가교육발전 전문위에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능 이원화는 현재 언어, 수학, 영어, 탐구 영역 등을 평가하는 수능을 둘로 쪼개 언어와 수학만 치르는 수능Ⅰ과 선택과목을 평가하는 수능Ⅱ로 나누는 방안이다.

고등학교 내신의 경우 내년 전면 도입되는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를 고려해 '절대평가'를 전면 도입하는 방안이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 센터장은 "학생의 성장과 인성을 기르는데 데 대입이 어떻게 기여할지 등을 이야기할 것으로 보인다"며 "어떻게 의견을 수렴해나갈지 국민의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교위는 "수능을 포함한 대입제도 등 구체적인 정책과제와 개선 방안은 큰 방향성을 설정한 이후 다양한 의견 수렴을 거쳐 구체화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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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교과서 도입 맞춰 '맞춤형 교육' 확대…유보통합도 박차

공교육은 AI·디지털 시대 학생 개별 맞춤형 성장을 위한 시스템으로 대전환한다.

이를 통해 기초학력 보장부터 미래인재 양성까지 국가책임제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역시 세부 내용은 서술되지 않았지만, 현재 교육당국이 추진하는 AI 디지털교과서 등의 정책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내년 초등학교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등학교 1학년 등 일부 학년 영어·수학·정보 등의 교과에 AI 디지털교과서를 도입하고 적용 교과를 늘려가기로 했다.

교육부는 AI 디지털교과서가 학생들의 학업 성취도를 고려한 '맞춤형 학습'을 도와 학력 격차를 줄이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외에도 국교위는 학령인구 감소 시대에 맞춰 양질의 영유아교육을 보장하고자 유보통합(유치원·어린이집 통합) 현장 안착과 교육의 질 제고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학생의 질 높은 돌봄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늘봄학교를 안착하고, 교원 생애주기에 맞는 전문성을 함양해 전문가로서의 교사, 존경받는 스승을 지원한다.

인성교육도 확대해 배려의 가치와 공동체 의식을 함양한다.

또 대학의 다양화·특성화를 위해 고등교육체제를 전면적으로 재정비하고 대학의 연구·교육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을 늘린다.

평생교육 차원에서는 생애주기별 맞춤형 평생학습기회를 보장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진로·직업교육을 강화한다.

시대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과제로 지역별로 유연한 학사와 자율·협력의 교육 거버넌스, 안정적인 재정 확보도 내걸었다.

계획안에 담은 총 5개 영역 12개 과제 외 사회적 과제로는 사교육 과열 해소, 불합리한 학벌주의 타파를 위한 제도 정비를 제시했다.

이어진 토론에서 김건 국교위 비상임위원은 "대입은 대한민국 교육 문제의 근원이자 정점으로, 공정하고 단순하며 신뢰성과 안정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국가교육발전계획의 대입 개편안은 2028 대입 개편안과는 다른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 더 발전된 형태로 완성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