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 만찬 후 한동훈이 또 요청한 '독대' 성사될까

데일리한국 2024-09-25 10:15:52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2024.9.24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2024.9.24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만찬 회동에서 '민심'을 꺼낼 기회조차 없었다는 게 당 지도부 참석자들의 전언이다. 김건희 여사와 의정 갈등 해법 등 현안은 운도 못 떼고 오직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성과에 호응하기 바빴다는 것이다.

'빈손 회동'이 현실화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한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또 다시 요청했다는 현안 논의를 위한 독대 자리가 성사될지 눈길이 쏠린다.

25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등 지도부는 전날 오후 6시 30분부터 90분가량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만찬 회동을 했다. 식사 이후엔 윤 대통령의 제안으로 10분 정도 산책을 했다.

윤 대통령은 식사를 시작하면서 "우리 한 대표가 고기를 좋아해서 소고기와 돼지고기를 준비했다"고 환영했다. 만찬에서 술 대신 오미자차를 곁들인 것도 한 대표를 고려한 세팅이었다는 설명이다.

이후 한 대표가 아이스라테를 주문한 윤 대통령에게 "감기 기운 있으신데 차가운 것 드셔도 괜찮으십니까"라고 물으며 갈등설을 불식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윤 대통령은 체코 공식 방문과 원전 생태계 등을 주로 언급했고, 한 대표도 대화 중간중간 관심 있는 사안에 대해 대통령에게 질문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2024.9.24 사진=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 분수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지도부 초청 만찬 뒤 한동훈 대표, 추경호 원내대표 등 국민의힘 지도부, 대통령실 참모진과 함께 산책을 하고 있다. 2024.9.24 사진=대통령실.

대통령실은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당초 당정 간 상견례이자 대통령의 체코 순방 성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던 만찬의 목적을 달성했기 때문으로 읽힌다. 그러나 당 일각에선 '빈손 성과'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장기화하는 의정 갈등 해법,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한 해결 방안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논의할 기회가 없었다는 것이다.

한 대표는 물론 당 지도부의 인사말 시간 역시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의 체코 순방 성과를 부각하기 위해 한 대표가 전달하려던 민심 메시지를 차단했다는 해석도 나왔다. 만찬에 대한 당정 간 인식차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다만 당정은 만찬 이후 공식 소통 창구를 대통령실로 통일하면서 '엇박자' 비판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빈손 맹탕 회동'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밥 먹는데 남북 회담하듯이 밥 먹는 것 아니지 않는가"라며 "밥이 곧 영양분이 되고 에너지도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한 대표도 이러한 이유로 윤 대통령에게 독대를 거듭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율 하락 국면을 반전시킬 실질적인 해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전해진다. 대통령실은 독대 관련 의제가 사실상 공개된 만큼 여전히 난색을 보이고 있지만 당정이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만큼 독대 자리가 마련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만찬에는 당에서 한 대표와 추경호 원내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서범수 사무총장, 그리고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진종오·김종혁 최고위원, 수석대변인 등 14명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정진석 비서실장, 신원식 국가안보실장, 성태윤 정책실장과 수석비서관 등 13명이 참석했다. 김 여사는 함께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