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3人 평가가 PPT 1장에, 홍명보 긍정-외인 부정 [문체위 회의]

스포츠한국 2024-09-25 05:00:00

[스포츠한국 이재호 기자] 고작 프레젠테이션 한장 안에 홍명보, 거스 포옛, 다비드 바그너까지 최종 후보였던 3명의 감독 평가를 모두 했다.

그러나 내용을 살펴보면 홍명보 감독에겐 한없이 관대하고, 나머지 외인 감독들에게는 부정적 평가를 적어놓은 편파적이면서 부실한 보고서였다.

국민을 너무나도 우습게 안 대한축구협회다.

대한축구협회가 제출한 감독 평가서. ⓒMBC 대한축구협회가 제출한 감독 평가서. ⓒMBC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현안 질의를 가졌다.

개회 시작부터 의원들은 모두가 대한축구협회가 너무나도 부실하게 자료 제출에 응했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실제로 대한축구협회는 개인정보 등을 이유로 요구한 자료의 절반도 채 답하지 않았고 답했어도 부실한 자료만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명보 감독을 선임한 이유를 밝히는 대한축구협회가 제출한 평가보고서는 가관이었다. 최종 후보 3인으로 알려진 홍명보, 포옛, 바그너 모두를 PPT 1장 안에 평가를 모두 했다.

이 자료를 받은 강유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후적으로라도 만들어 제출할 줄 알았다. 이렇게 성의없는 평가보고서가 PPT 한 장으로 올줄은 생각도 못했다”며 “계모임이나 동아리 모임에도 정관이 확실하다. 동네 계모임이나 동아리보다도 못하다”고 질타했다.

실제로 이 PPT 자료를 살펴보면 홍명보 감독에 대해서는 “KFA 게임 모델과 유사한 스타일을 많이 보여주고 있다”며 “스위칭 플레이, 스위칭 포지션, 공간 활용, 침투, 카운터어택, 수적우위, 효과적인 블록, 카운터 프레싱, 오퍼링과 움직임, 포지셔닝”이라고 부가설명했다.

또한 “대표팀이 경기 템포 조절은 해나가고 있지만, 공수 밸런스가 깨져서 실점을 하고 있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해나갈 수 있다고 판단”이라고 홍 감독이 바꿀 수 있는 것을 설명했다. 이어 “이전 한국 U20, U23, A대표 경험과 성과 및 지속적 미팅 후 발전 컨펌. 선수와 지도자로서 한국 대표팀을 이끌었으며, 선수들과 연령별 대표 감독들과 소통을 보여줌”이라고 적었다.

모두 홍명보 감독에 대한 긍정적 평가 뿐이다. 그런데 포옛 감독에 대해서는 “본인은 90% 빌드업 축구를 한다고 하지만 경기영상은 경합시키다보니 체력적 부담이 우려된다. KFA 게임 모델과 거리가 있다”며 “성과를 낸 것이 없기에 우려. 연령별 대표팀과 소통은 확인이 필요” 등으로 부정적 평가를 했다.

ⓒ연합뉴스 ⓒ연합뉴스

바그너 감독에 대해서도 “하이프레싱으로 인해 후반전 체력 우려. 대표팀 지도 경험이 없어서 우려” 등의 부정적 평가와 “중동 국가들의 역습을 당한 경험이 없다. 연령별 대표팀과 소통은 확인 필요”라고 했다.

즉 부실한 PPT 1장짜리 보고서에서조차 홍명보 감독에게는 모두 좋은 평가를, 외국인 감독에게는 부정적 평가만 했다. 심지어 대표팀 지도 경험이 없다거나 중동 국가들의 역습 등의 이유는 핑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또한 연령별 대표팀과의 연계와 소통은 면접에서 확인했으면 됐던 일이다.

국민들은 지속적으로 홍명보 감독을 염두에 두고 대표팀 감독 선임과정이 진행됐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혹을 보내고 있다. 이 부실한 PPT 1장짜리 평가서조차 홍 감독에게만 좋은 평가, 외인 감독은 억지 부정적 평가 뿐이다.

무려 3명의 감독을 평가한 것이 딱 PPT 1장밖에 안될 정도로 부실한 대한축구협회 내부의 대응, 그리고 홍명보 감독에게만 유독 관대한 평가는 국민들의 의심을 강화할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