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은 리빌딩했는데… '5강 탈락' 롯데, 무너진 마운드에 울다[초점]

스포츠한국 2024-09-25 05:50:00

[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롯데 자이언츠의 핵심 유망주 나승엽, 고승민, 윤동희, 황성빈이 눈부신 성장을 이뤄냈다. 외국인 타자 빅터 레이예스는 폭발적으로 안타를 터뜨렸고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 합류한 손호영은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그럼에도 롯데는 또다시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했다. 무너진 마운드 때문이다.

나균안. ⓒ스포츠코리아 나균안. ⓒ스포츠코리아

롯데는 24일 오후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t wiz와의 원정경기에서 1-5로 졌다.

7위 롯데는 63승4무72패를 기록하며 남은 경기 결과와 상관 없이 5강 진출에 실패했다. 2018시즌부터 7시즌 연속 가을야구에 참가하지 못하게 됐다.

롯데는 2024시즌을 앞두고 김태형 감독을 선임했다. 김태형 감독은 2015시즌부터 2021시즌까지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고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을 달성한 명장이다. 롯데팬들은 김태형 감독의 지도력을 믿으며 가을야구 진출을 꿈꿨다.

하지만 롯데는 시즌 초반 최하위에 머물렀다. 투,타 조화가 전혀 맞지 않으면서 경쟁력을 잃었다. 통상적으로 롯데는 시즌 초반엔 상위권에 포진해 ‘봄데’라는 소리를 들었다. 롯데답지 않은 행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김태형 감독은 젊은 선수들에게 많은 기회를 줬다. 멀티 포지션을 소화하던 고승민은 2루에 정착했고 또다른 좌타 유망주 이승엽도 1루에 뿌리를 내렸다. 여기에 LG로부터 3루수 손호영을 영입하며 새로운 내야진을 갖췄다. 3명 모두 시즌이 거듭될수록 좋은 성적을 올리며 롯데 타선을 이끌었다.

외야진에도 새 얼굴이 보였다. 새 외국인 선수 레이예스가 연일 안타를 치며 롯데 타선에 큰 힘을 불어넣었다. 그동안 가능성만 보였던 황성빈도 외야와 루상을 휘젓고 다녔다. 여기에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던 윤동희까지 맹활약을 펼쳤다. 이를 발판으로 롯데는 점점 순위를 높였다. 8월 대약진을 통해 5강 싸움에 합류했다.

빅터 레이예스(왼쪽)·손호영. ⓒ연합뉴스 빅터 레이예스(왼쪽)·손호영. ⓒ연합뉴스

▶24일까지 롯데 주요 타자들의 2024시즌 성적

손호영 타율 0.323 18홈런 77타점 OPS(장타율+출루율) 0.910 레이예스 타율 0.352 15홈런 105타점 OPS 0.909 황성빈 타율 0.319 4홈런 24타점 51도루 OPS 0.810 윤동희 타율 0.293 14홈런 85타점 OPS 0.829 고승민 타율 0.297 12홈런 81타점 OPS 0.802 나승엽 타율 0.306 6홈런 62타점 OPS 0.861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롯데 마운드가 발목을 잡았다. 일단 선발진에선 ‘상수’로 여겼던 나균안이 시즌 초반부터 부진을 겪었다. 국내 에이스 박세웅도 평균자책점 4점대와 5점대를 오가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선발투수 찰리 반즈가 부상으로 로테이션에서 제외됐을 때 대체 선발 제도를 활용하지 못한 것도 아쉬웠다.

여기에 불펜진의 뎁스는 너무 얇았다. 설상가상으로 핵심 필승조 구승민도 부침을 겪었고 마무리투수 김원중도 후반기 평균자책점 4.88로 무너졌다. 애런 윌커슨, 반즈 원투펀치 선발투수들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며 불펜을 도와주고 베테랑 투수 김상수가 17홀드로 분전했으나 역부족이었다.

▶24일까지 롯데 주요 투수들의 2024시즌 성적

나균안 70.2이닝 4승7패 평균자책점 8.66 박세웅 167.1이닝 6승10패 평균자책점 4.73 구승민 55.1이닝 5승3패 12홀드 평균자책점 4.72 김원중 61.1이닝 3승6패 25세이브 평균자책점 3.52

박세웅. ⓒ연합뉴스 박세웅. ⓒ연합뉴스

결국 롯데는 올 시즌 팀 타율 3위(0.283), 팀OPS 4위(0.778)를 기록 중임에도 팀 평균자책점 7위를 기록하며 5강 진출에 실패했다. 롯데 구장이 높은 담장으로 인해 투수 친화적인 점을 감안하면 마운드와 타선의 격차는 크다. 부진한 마운드를 극복하는 데 실패하고 가을야구에 초대받지 못한 것이다.

김태형 감독과 함께 새 출발한 롯데. 수많은 유망주들을 주전으로 정착시키면서 타선 리빌딩에 성공했다. 하지만 마운드에서는 상수로 생각했던 선수들이 많이 부진했다. 추락한 투수진과 함께 이번 해에도 5강 진출에 실패한 롯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