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관광객 회복세 보이지만 관광객 소비는 "글쎄요"

연합뉴스 2024-09-25 01:00:20

한국은행 제주본부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제주 관광 경기 평가 보고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 116%…지출은 팬데믹 이전보다 감소

(제주=연합뉴스) 변지철 기자 = 코로나19 엔데믹(endemic·풍토병화된 감염병) 이후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관광객 소비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 월정리 찾은 외국인 관광객

24일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발표한 '엔데믹 이후 제주지역 관광 경기에 대한 평가 및 향후 여건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내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코로나19 대유행(팬데믹) 이전 대비 91% 수준인 반면 외국인 관광객 회복률은 116%로 상이한 양상을 보였다.

특히, 중국인 관광객의 경우 회복률이 2022년 5%, 2023년 41%, 2024년 상반기 151%로 크게 확대됐다.

관광객 소비를 내국인과 외국인 관광객으로 나눠 보면 내국인 소비는 지난해의 경우 2022년 대비 15.5%, 올해는 2023년 상반기 대비 9.3% 감소했다.

외국인 소비는 올해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2023년 상반기 대비 76.8% 증가했지만, 팬데믹 이전과 비교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관광객 전체 소비 중 외국인의 비중은 2019년 2분기 37.0%였지만, 2024년 2분기에는 16.8%에 그쳤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이는 외국인 관광객 수 비중이 (과거에 비해) 확대된 점을 감안하면 과거보다 1인당 소비금액이 내국인에 비해 크게 감소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또 업종별로는 팬데믹 이후 면세점을 중심으로 외국인 쇼핑 지출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객 회복률과 관광객 소비 중 외국인 비중

2분기 기준 전체 소매업 내 면세점 소비비중을 보면 2019년 92.7%에서 2024년 18.7%로 크게 감소했다.

면세점을 중심으로 한 소매업 지출 감소는 중국인 관광객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났으며 이는 중국 내 경기요인 외에 중국인들이 저가상품 위주로 소비하는 등 해외 면세점 선호도가 하락하는 구조적인 요인에서 기인한 것으로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분석했다.

다만, 외국인 관광객 면세점 쇼핑 감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타 업종에 비해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엔데믹 이후 여행수요가 해외로 집중되면서 일본과 동남아가 제주의 대체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어 대응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여행 출국자수는 2019년 대비 93% 수준이지만, 제주도의 대체 여행지로 볼 수 있는 일본과 동남아 등 근거리 지역으로 여행한 내국인 관광객은 2019년 대비 각각 115%, 102% 수준으로 늘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일본 엔저 현상으로 제주 여행 가격 경쟁력이 약화했고, 제주여행 관련 고비용·불친절 논란이 확산하면서 여행 관심도나 선호도 하락이 지속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내국인 재방문과 소비를 늘릴 수 있는 관광아이템 발굴 및 상품화 지원, 제주 관광 이미지 개선, 소득·연령·계층별 맞춤형 외국인 관광객 마케팅, 크루즈 체류기간 확대 등 대응책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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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