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피습 사망' 日항의 속 中은 "日화학무기 피해 지금도" 비판

연합뉴스 2024-09-24 19:00:06

"2차대전 때 中 침략 일본군, 화학무기 대량 폐기…깨끗한 땅 돌려줘야"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에서 일본인 초등학생이 등굣길에 중국인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일본이 중국 내 반일 감정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일본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중국에 폐기한 화학무기 문제를 재차 거론하며 비판에 나섰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4일 브리핑에서 화학무기금지기구(OPCW) 대표단과 OPCW 13개국 사절단이 이달 17∼22일 중국을 방문,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발굴·회수·소각 등이 진행 중인 현장을 지켜봤다고 밝혔다.

린 대변인은 "(2차대전) 당시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은 중국 대륙에서 화학무기를 대량 사용·폐기했고, 그 거대한 위험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한다"며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독성 제거는 일본이 피할 수 없는 역사적·정치적·법률적 책임"이라고 했다.

그는 "일본은 응당 화학무기금지조약과 중일 정부 간 양해각서 규정에 따라 긴박감과 책임감을 강화하고 전방위적으로 화학무기 처리 속도를 높여 중국 인민에게 깨끗한 땅을 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이 2차대전 당시 중국 지역에 남긴 화학무기 문제는 중국이 일본을 비판하는 오랜 주제 중 하나다. 중국 외교부는 중일 화학무기 처리 양해각서 체결 25주년을 맞은 지난 7월 일본이 남긴 화학무기 문제를 브리핑에서 다룬 바 있다.

이날 언급은 지난 18일 일본인 아동 피습 사망으로 일본 내에서 중국의 반일 감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제기된 일본 비판이어서 눈길을 끌었다.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은 전날 뉴욕에서 왕이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을 만나 중국에 있는 일본인 안전 확보 조치를 요청하고 SNS에서 일본인학교 등과 관련해 확산하는 근거 없는 악질적 반일 콘텐츠를 조속히 단속해 달라고 강하게 촉구했다.

이에 왕 주임은 가미카와 외무상에게 "일본은 응당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정치화와 확대를 피해야 한다"고 받아치지도 했다.

이날 린 대변인은 왕 주임이 일본 측에 요구한 '정치화·확대 방지'가 무슨 의미인지를 묻는 취재진에 "일본 국내에는 이 사건이 중국 소셜미디어상의 이른바 반일 이야기와 관련 있다며 '안전 위험'을 확대 선전하는 사람이 있다"며 "이런 말은 명확히 사실에 맞지 않는다"고 했다.

x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