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문화제 연다며 공주보 담수…하류 산책로 물에 잠겨

연합뉴스 2024-09-24 14:00:37

환경단체 "매년 침수 피해 되풀이…보 가동 중단하라"

지난해 열린 대백제전

(공주=연합뉴스) 박주영 기자 = 충남 공주시가 올해 백제문화제 개최를 위해 공주보 물을 가두면서 하류에 새로 건설 중인 나무 산책로가 물에 잠겼다.

24일 공주시와 보철거를위한금강낙동강영산강시민행동(이하 시민행동)에 따르면 지난 21일 충청권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린 데 이어 22일 오후 3시부터 공주보 수문을 닫으면서 수위가 상승, 백제문화이음길 황톳길 산책로 190여m 구간이 물에 잠겼다.

시는 백제문화제 기간 황포돛배와 유등 등을 강에 띄우는 축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매년 환경부에 요청해 공주보 수문을 닫고 물을 가두고 있다.

백제문화이음길은 공산성과 무령왕릉 등 시의 문화자원을 연결하기 위해 제민천에서 정지산 사이 1㎞ 구간을 나무 산책로 등으로 잇는 사업으로, 해당 황톳길은 하류에 자리 잡고 있으나 원형 보전 지역이어서 돋움 공사는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산책로가 침수된 데 이어 지난 주말 이어진 폭우로 황포돛배와 유등 등 시설물 일부도 떠내려갔다.

지난해에도 대백제전 개최 한 달을 앞두고 기록적인 폭우에 미르섬 시설물이 유실됐고, 무대 등이 파손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환경단체는 매년 반복되는 침수 피해에도 불구하고 공주시가 예산을 낭비하며 시설물을 설치하고 있고, 수생태계 오염 논란에도 담수를 강행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황포돛배 430척, 유등 130점을 설치하는 비용이 4억1천만원, 미르섬에 꽃단지와 시설을 설치하는데 5억원이 들어간다"며 2019년부터 보 개방상태에서 문화제를 개최하기로 합의했고, 2022년에는 백제문화제 사후모니터링을 통해 담수가 금강 수생태계에 타격을 입힌다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올해도 민관 합의를 묵살하면서 공주보 담수를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백제문화이음길은 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해 2019년부터 총사업비 65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사업으로 올해 완공 예정"이라며 "나무에 오일스텐 가공 등을 통해 썩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으며, 준공 전 보행로로서 제 기능을 할 수 있을지 검토해 필요하다면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떠내려간 돛배와 유등, 부교 등 시설물은 다행히 제2 금강교 가교에 걸려 건져냈다"며 "쓰레기와 부유물을 제거하는 등 복원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j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