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기 타고 온 대통령과 악수까지"…창원 성산패총 발굴 의미는

연합뉴스 2024-09-24 12:00:42

25일 발굴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내년에 출토 유물 정리한 도록 발간

창원 성산패총 조사 모습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1973년 11월 기계 공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작업이 한창이던 한 공사장에서 조개껍데기와 토기 조각 일부가 발견됐다.

경남 창원, 당시 주소로는 마산시 외동 일대였다.

문화재관리국(현재 국가유산청)이 긴급히 조사에 나섰고, 이듬해인 1974년 두 차례에 걸쳐 발굴 조사한 결과 청동기시대부터 통일신라에 이르는 유물이 확인됐다.

바닥층에서는 과거 쇠를 만드는 작업이 이루어지던 야철지(冶鐵址) 흔적도 드러났다.

야트막한 구릉에 남아있는 고대 생활유적, 사적 '창원 성산패총' 발굴 50주년을 맞아 유적의 역사적 의미와 중요성을 재조명하는 학술 행사가 열린다.

창원 성산패총 전경

국립가야문화유산연구소는 국립창원대학교박물관, 해동문화재연구원과 함께 25일 국립창원대 인송홀에서 '창원 성산패총 발굴 50주년 기념 학술대회'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패총은 선사시대에 인류가 조개를 먹고 버린 껍데기와 생활 쓰레기 등이 쌓여 이뤄진 조개더미 유적으로, 당대 생활 모습을 알 수 있는 역사적 자료로 꼽힌다.

특히 창원 성산패총은 다양한 유적이 확인되는 복합 유적으로 의미가 크다.

이곳에서는 민무늬 토기, 반달돌칼, 가락바퀴 등 여러 유물이 나왔는데 중국 한나라 시기에 쓰던 화폐인 오수전(五銖錢)이 출토돼 주목받기도 했다.

패총 위에서는 방어를 목적으로 취락 둘레에 판 도랑과 성곽 흔적도 확인됐다.

발굴 전경

학술대회에서는 1974년 발굴 조사에 참여한 최몽룡 서울대 명예교수가 기조 강연을 통해 당시 유적을 조사하고 보존하는 과정을 회고하고 역사적 의의를 설명한다.

최 교수는 지난 1990년 7월 국립중앙박물관의 '박물관 신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성산패총을 고고학 연구 활동에서 "특히 잊지 못할 발굴"로 꼽은 바 있다.

그는 당시 일화를 소개하며 "(박정희) 대통령이 헬리콥터를 타고 현장에 도착해 발굴단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한 일도 있었는데, 이때 처음 대통령의 손을 잡아 보았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학술대회에서는 성산유적으로 본 고대 창원지역 정치체 연구, 성산패총의 조사현황과 종합 정비계획 수립 등 그간의 연구 결과를 짚고 토론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성산패총에서 출토된 유물과 발굴 조사 사진 등을 정리한 도록을 내년 중 발간할 계획이다.

야철지 보존처리 상태

ye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