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 전담인력 67%는 '1년 미만 단기계약'…업무 이관 어려워"

연합뉴스 2024-09-24 12:00:39

전교조 "14%는 인력 채용 안해…교사 별도공간 마련 학교 22%에 불과"

2학기 늘봄학교 실태조사 결과 발표하는 전교조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올해 2학기부터 전국 모든 초등학교에서 늘봄학교가 시행되면서 채용된 전담 인력의 10명 중 7명가량은 1년 미만 단기 계약직이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계약 기간이 짧다 보니 교원들이 업무를 넘기거나 분배하기 어려워했고, 교사들은 늘봄학교 운영으로 인해 별도로 업무를 볼 공간이 부족해졌다고 토로했다.

24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지난 8월 20일부터 이달 13일까지 1천704개 초등학교 교원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전담 인력을 채용한 학교는 81.5%로 집계됐다.

13.9%는 늘봄학교 전담 인력을 채용하지 않았고, 초1 맞춤형 업무인력만 채용하거나 채용 예정인 곳 등은 4.5%였다.

늘봄학교 전담 인력을 채용했으나 기간이 1년 미만인 단기 계약직인 학교는 66.8%였다.

이처럼 전담 인력이 있어도 단기 계약직이다 보니 채용 학교 중 48.0%는 교원이 그대로 업무를 담당하거나 채용 불안정성 등을 이유로 업무를 이관하지 못했다.

한 교원은 "(전담 인력이) 1년 미만 계약으로 채용되다 보니 인수인계만 하고 끝날 것 같아서 업무 이관이 어렵다"며 "업무 연속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학교 현장에 혼란이 가중된다"고 말했다.

공간 측면에서는 늘봄 학교 운영에 따라 교사의 별도의 업무 공간이 마련된 곳은 22.0%에 그쳤다.

교사가 기존 연구실과 교무실을 활용하는 학교가 32.8%, 업무 공간이 마련되지 않아 복도 등 비어있는 공간을 활용해야 하는 학교가 21.0%였다.

늘봄학교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학년별 교실을 겸용하는 경우,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교사 업무 공간이 마련됐는지를 묻는 문항에서 긍정적으로 답한 비율은 43.6%로 절반에 못 미쳤다.

한 교원은 "수업을 준비할 공간이 없다"며 "유휴 교실이 많은 곳이면 몰라도 돌봄교실, 특별실도 교실로 쓰고 있는데 교사들 업무 공간이 너무 없다"고 지적했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허울뿐인 소통이 아니라 진짜 현장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며 "부실한 늘봄학교 전면 도입은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sf@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