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안 된다고 하지 말라"…대학·정부 입장과 '대조적'
(무안=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김영록 전남지사는 24일 전남 국립의대 신설 방식과 관련해 "대학 간 통합을 통한 국립의대 유치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실·국장 정책회의에서 "(전남 동부와 서부) 대립과 갈등 없이 (의대 설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공모 추천보다 대학이 하나로 통합해 의과대학 한개와 대학병원 두개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대학통합이 쉽지 않은 길"이라며 "지사가 대학통합 문제까지 주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목포대와 순천대) 총장들에 잘 협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1도(道) 1 국립대학이 정부 방향이다"며 "교육계의 의견도 통합이고 도민들도 그런방향(대학간 통합을 통한 의대 설립)으로 이야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통합의대)에 대해 쓸데없는 기우를 가지고 (통합의대가) 안 된다고 하지 마라"며 "(통합의대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의심하는데 정부가 지지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날 공모 용역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공동의대'란 표현을 쓰지 않고 '통합(의대)'을 사용했다.
김 지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산 1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공모 추천 방식보다 통합의대에 방점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국립의대 신설 방식을 공동의대(통합의대)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공동의대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목포대와 순천대가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았고, 특히 정부가 공동의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는 정부가 두 개의 의대를 신설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애초 계획대로 공모를 중단없이 추진해 10월 말까지 확정해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2026학년도 의대 신설 목표를 감안하면 두 대학이 내년 5월까지 통합대학 명칭을 교육부에 제출해 인가를 받아야 한다"며 "대학통합을 논의해 볼 여지는 있지만, 정부 수용성과 순천대의 현재까지 입장으로 봤을 땐 공동의대가 실현될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순천대 의대설립추진단장도 "대학 통합이 쉽게 이뤄지겠느냐"며 "목포대와 순천대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각각 1개씩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김화진 국민통합위원장은 "이주호 교육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의 의사를 타진한 결과, 정부는 공동의대를 허상(虛想)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양 대학이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후 통합 논의도 모양새가 매끄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령 통합의대로 가더라도 의대 설립지역을 순천과 목포 중 어디로 정할지를 둘러싸고 또다시 대학 등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전남도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의대 신설 언급한 지 5일 만에 통합의대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가 여의치 않자 단독의대를 설립하기로 하고, 공모에 들어갔는데 순천지역에서 공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공동의대란 이름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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