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록 전남지사 "통합의대 바람직…1개의대·2개대학병원"

연합뉴스 2024-09-24 11:00:39

"통합 안 된다고 하지 말라"…대학·정부 입장과 '대조적'

김영록(가운데) 전남지사 실국장 회의 주재

(무안=연합뉴스) 전승현 기자 = 김영록 전남지사는 24일 전남 국립의대 신설 방식과 관련해 "대학 간 통합을 통한 국립의대 유치방안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날 실·국장 정책회의에서 "(전남 동부와 서부) 대립과 갈등 없이 (의대 설립 문제를) 해결할 방안은 공모 추천보다 대학이 하나로 통합해 의과대학 한개와 대학병원 두개를 만드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김 지사는 "대학통합이 쉽지 않은 길"이라며 "지사가 대학통합 문제까지 주도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 (목포대와 순천대) 총장들에 잘 협의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1도(道) 1 국립대학이 정부 방향이다"며 "교육계의 의견도 통합이고 도민들도 그런방향(대학간 통합을 통한 의대 설립)으로 이야기도 한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 부분(통합의대)에 대해 쓸데없는 기우를 가지고 (통합의대가) 안 된다고 하지 마라"며 "(통합의대에 대한) 정부 의지를 의심하는데 정부가 지지해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이날 공모 용역사가 공식적으로 언급한 '공동의대'란 표현을 쓰지 않고 '통합(의대)'을 사용했다.

김 지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예산 10억원을 들여 추진하는 공모 추천 방식보다 통합의대에 방점을 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전남도가 국립의대 신설 방식을 공동의대(통합의대)로 방향을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앞서 공동의대에 대해 직접적인 이해 당사자인 목포대와 순천대가 회의적인 입장을 내놓았고, 특히 정부가 공동의대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송하철 목포대 총장

송하철 목포대 총장은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는 정부가 두 개의 의대를 신설하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실현 가능성이 매우 작다"며 "애초 계획대로 공모를 중단없이 추진해 10월 말까지 확정해 정부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총장은 "2026학년도 의대 신설 목표를 감안하면 두 대학이 내년 5월까지 통합대학 명칭을 교육부에 제출해 인가를 받아야 한다"며 "대학통합을 논의해 볼 여지는 있지만, 정부 수용성과 순천대의 현재까지 입장으로 봤을 땐 공동의대가 실현될지는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박병희 순천대 의대설립추진단장도 "대학 통합이 쉽게 이뤄지겠느냐"며 "목포대와 순천대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각각 1개씩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통합을 전제로 한 공동의대에 대해 회의적 입장을 나타냈다.

국민의힘 김화진 국민통합위원장

국민의힘 김화진 국민통합위원장은 "이주호 교육부총리 등 정부 관계자들의 의사를 타진한 결과, 정부는 공동의대를 허상(虛想)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양 대학이 글로컬 대학에 선정된 후 통합 논의도 모양새가 매끄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설령 통합의대로 가더라도 의대 설립지역을 순천과 목포 중 어디로 정할지를 둘러싸고 또다시 대학 등에서 논란도 예상된다.

전남도는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이 전남 의대 신설 언급한 지 5일 만에 통합의대안을 정부에 제출했다가 여의치 않자 단독의대를 설립하기로 하고, 공모에 들어갔는데 순천지역에서 공모에 대한 반발이 거세지자 최근 공동의대란 이름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shch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