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사업 몸 사리던 건설사, 한남동서 '불꽃수주전' 예고

데일리한국 2024-09-24 07:48:40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 조감도. 사진=서울시 제공

[데일리한국 김하수 기자] 단군 이래 최대 재개발 사업지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권을 두고 대형건설사들의 물밑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은 보광동, 한남동, 이태원동, 동빙고동 일대 약 94만㎡(28만6910평) 부지에 1만2000여가구가 들어서는 미니신도시급 재개발 사업이다. 한강, 남산과 인접해 있어 서울 강북지역 노른자위 재개발 사업지로 주목받고 있다.

한남뉴타운 사업은 재정비촉진구역에서 해제된 1구역을 제외하고 2~5구역에서 재개발 사업이 진행 중이다.

앞서 지난 2020년 3구역, 2022년 2구역이 각각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국토부와 서울시가 개입할 정도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된 바 있다. 이 가운데 4·5구역이 최근 시공자 선정에 돌입해 대형건설사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은 한남뉴타운 내에서도 사업성이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2331가구 아파트를 신축할 계획으로, 일반분양 비율이 높아 수익성이 크다는 점에서 건설사들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예정 총공사비는 1조5723억원이다.

조합은 지난 13일 시공사 간담회를 개최하고 본격적인 시공자 선정 절차에 돌입했으며, 이날 간담회에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롯데건설 등 1군건설사 총 6곳이 참여했다.

업계에선 한남4구역 시공권 다툼이 시공능력평가 순위 1, 2위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앞서 포스코이앤씨까지 참여한 3파전으로 예상됐지만 최근 포스코이앤씨는 한남4구역 입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5구역 재개발사업은 DL이앤씨의 무혈입성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곳은 공사비가 1조7854억원 규모로, 인근 한남4구역 재개발사업과 함께 올해 도시정비사업 가운데 최대 규모로 꼽힌다. 재개발사업을 통해 2592가구 규모 대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앞서 열린 시공사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금호건설, 호반건설, 우미건설, 한양 등 10개사가 참석하며 이곳 시공권에 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본 입찰에 DL이앤씨 한곳만 참석해 유찰되며 오는 26일 2차 시공사 입찰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오랜 기간 한남5구역 수주를 위해 공을 들여 온 DL이앤씨를 의식해 경쟁사들이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대형건설사들의 치열한 한남뉴타운 재개발 사업 수주 경쟁만큼 이 일대 집값도 천정부지 뛰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 중 100억원 이상 거래는 지난해(5건) 대비 3배가량 늘어난 총 14건으로 집계됐다. 이들 거래 중 6건은 용산구 한남동에서 이뤄졌으며, 그중 5건은 ‘나인원한남’에서 나왔다.

나인원한남 전용면적 273.94㎡가 지난 6월 200억원에 손바뀜하면서 공동주택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한 달 뒤인 지난 7월 전용 273.41㎡가 20억원 오른 220억원에 계약이 체결되면서 최고가 기록을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