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테크+] "장기간 우주비행, 심혈관 건강에 노화와 유사한 부정적 영향"

연합뉴스 2024-09-24 06:00:03

美 존스홉킨스대 김덕호 교수 "우주에 30일 머문 심장, 수축력 저하 등 확인"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유인 화성탐사 계획 등으로 장기간 우주비행이 신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우주에 30일만 머물러도 심장 조직에 노화와 비슷한 부정적 현상이 발생한다는 실험 결과가 나왔다.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인공심장 칩 실험을 하는 우주인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의생명공학과 김덕호 교수팀은 24일 과학 저널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서 인공심장 칩(Heart-on-a-chip) 플랫폼을 국제우주정거장(ISS)에 30일간 놔두고 영향을 분석하는 실험에서 심근세포 수축력 저하 등 노화와 비슷한 현상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달 기지 건설과 화성 유인 탐사 등 장기간 우주 임무가 계획되면서 장기간 우주비행이 신체에 미칠 수 있는 해로운 영향을 더 잘 이해하고, 이에 대응하며 부작용을 예방하는 것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연구팀은 화성 탐사와 같은 장기 우주비행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불분명하다며 지금까지 연구는 동물 모델과 2차원(2D) 배양 인간 세포를 이용한 실험에 국한돼 있었다고 연구 배경을 설명했다.

연구팀은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hiPSCs)에서 유래한 심근세포를 3차원(3D) 틀에서 배양해 만든 인공심장 칩 플랫폼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내 30일간 놔두고 변화를 관찰한 다음 지구로 돌아온 뒤 9일간 변화를 측정했다.

국제우주정거장으로 향하기 전 인공심장 칩(Heart-on-a-chip)

이와 함께 같은 기간 국제우주정거장에 보낸 것과 똑같은 인공심장 칩 플랫폼을 지구에서 배양하면서 같은 검사를 했다.

또 모든 RNA 분자를 포함하는 전사체를 분석하는 전사체 분석(Transcriptomic analysis)을 통해 대사 장애, 심부전, 산화 스트레스, 염증 관련 유전자 등 발현 차이를 분석하고 이를 이용해 장기간 우주비행이 심장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국제우주정거장에 머물다 돌아온 인공심장 칩의 심장조직은 지구에 있던 심장조직에 비해 수축력이 현저히 감소하고 부정맥이 증가했으며, 근절 및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지표들을 보인 것으로 것으로 나타났다.

떨어진 심장조직 수축력은 지구로 돌아온 뒤 9일간의 회복 기간에도 지속됐다.

전사체 데이터를 사용한 컴퓨터 시뮬레이션에서는 우주비행 기간에 발생하는 산화 스트레스와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가 심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이 연구 결과는 우주비행이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노화의 영향과 유사하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노화와 우주비행은 모두 심혈관 기능 저하와 심장 구조 및 기능 변화로 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험에 사용한 3D 인공심장 칩 플랫폼은 복잡한 사람 심장 근육의 움직임을 기존의 2차원 배양 심근 세포나 동물 모델보다 더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며 이 플랫폼을 노화 관련 심혈관 질환 연구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출처 : PNAS, Deok-Ho Kim et al., 'Spaceflight-Induced Contractile and Mitochondrial Dysfunction in an Automated Heart-on-a-Chip Platform', https://www.pnas.org/cgi/doi/10.1073/pnas.2404644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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