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체코 경협 숨은 2인치...한수원-체코수소협회, 유럽 핑크수소 시장 '정조준'

데일리한국 2024-09-23 22:14:54
한수원이 체코수소협회와 손잡고 EU 핑크수소 시장에 뛰어들기로 약속했다. 사진=한수원 제공 한수원이 체코수소협회와 손잡고 EU 핑크수소 시장에 뛰어들기로 약속했다. 사진=한수원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수소협회와 EU 청정수소 시장을 겨냥한 업무협약을 맺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조건을 맞춰 원자로를 이용해 핑크수소를 생산해 청정수소를 생산한다는 전략으로도 해석돼 주목된다.

한수원은 현지시간 20일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수소협회와 '원자력 청정수소에 대한 사업지원과 정보교류 업무협약을 맺었다고 23일 밝혔다. 

핑크수소는 원전의 뜨거운 증기를 이용해 물을 분해해 생산한 수소다. 이를 위해 고온가스로 등이 새로운 형식의 원자로가 필요하다. 

한-체코 원전 주기기 협력이 가압경수로인 APR-1000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번 한수원과 체코수소협회 간 협약은 색다른 것으로 해석된다. 적어도 양 기관은 또다른 방식의 원자로를 매개로 협약을 맺는 모양새다. 

협력의 매개가 된 핑크수소가 기존의 그레이수소, 블루수소 등 화석연료에서 추출한 수소와 달라 한번 더 주목된다. 게다가 EU에선 핑크수소가 조건만 맞으면 태양광풍력을 이용해 생산한 그린수소에 버금가는 청정수소로 인정받을 수 있어 더욱 주목된다.

조건에 따라 원전이 친환경에너지로 분류되기도 하고 아니기도해 핑크수소를 청정수소라고 단언하긴 이르지만 EU택소노미는 △고준위 방폐장이 있거나 △이를 갖출 법률적 근거와 계획이 있으면 원전을 친환경에너지로 인정하고 있다.

한-체코가 원전 전주기 협력 협정을 맺으며 원전연료 수급서부터 원전해체, 고준위 방폐장 건설과 사용후 핵연료 처리까지 협력을 약속하고 있어 체코에 고준위 방폐장이 들어서거나 고준위법이 입법되면 체코에서 생산된 핑크수소는 청정수소의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를 겨냥한 양 기관은 △원자력 청정수소 생산기술 개발과 생산사업 협력 △기타 수소 분야(연료전지 등) 기술개발과 사업지원 △수소 분야 정책ㆍ규제 개선과 정보 교류 등에 적극 협력해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특히, 양 기관은 글로벌 청정에너지 전환을 공동 목표로 내걸고 EU 내 청정수소 인프라 구축과 수소 기술 개발 등에 긴밀히 공조하기로 했다. 

체코수소협회는 2007년 설립됐다. 체코의 국가 수소 전략 수립과 관련된 연구와 사업을 주도하는 기관이다. 

한수원은 체코수소협회와의 이번 협약이 양국의 청정수소 사업의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