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금투세 '유예냐 시행이냐' 24일 윤곽…국힘은 '폐지'로 전선 확대

데일리한국 2024-09-23 19:21:0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곽규택 수석대변인. 2024.9.1​​​​​​​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채상병 특검법,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전 국민 25만원 지원법 등을 논의하는 여야 대표 회담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 진성준 정책위의장, 이재명 대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김상훈 정책위의장, 곽규택 수석대변인. 2024.9.1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토론회가 열리는 24일 '금투세 전면 폐지' 간담회로 맞불을 놓는다.

민주당 내에서 금투세 '시행 또는 유예' 구도로 난상 토론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되자 국민의힘이 그 틈새를 파고들어 '유예 또는 폐지'로 전선을 바꾸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23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일 국회에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1400만 주식 투자자를 살리는 금투세 전면 폐지 촉구 서한 전달식과 간담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내에선 금투세를 예정대로 시행하자는 의견과 일단 유예 후 보완책을 마련하자는 의견이 첨예하게 대치 중이다. 김현정·이소영·이연희·박선원 의원과 김병욱 전 의원은 유예팀으로 김영환·김성환·이강일·김남근·임광현 의원 시행팀으로 토론에 참가한다. '시행'과 '유예'라는 두 선택지 모두에서 명분을 쌓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최근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금투세 반대 여론이 확산하자 민주당 내에서 '유예'에 무게추가 기운 것으로 감지된다. 일각에선 금투세를 '이재명세'로 칭하는 등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데 대한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금투세를 강행하기보다는 유예하거나 완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시행팀'으로 토론에 나서는 이강일 민주당 의원의 '토론회는 역할극' 문자 메시지로 파문이 일자 지도부는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이 의원은 최근 금투세 시행에 반대하는 투자자의 항의 문자에 "이번 토론은 디베이트 토론으로 역할극의 일부"라며 "안 찍어도 되지만 괜한 곳에 에너지 낭비하지 말고 주식시장 체질을 개선하도록 정부 압박부터 해야 한다"고 답했다.

금투세 도입을 반대하는 투자자들에게 해명하는 과정에서 토론회 참가자가 스스로 ‘토론회 무용론’을 인정한 것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유예'로 결론 내리기 위한 포석임이 드러났다는 것이다. 

민주당 지도부는 곧장 이 의원에게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 의원 문자는) 토론회 취지와 사실에 대해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적절한 내용"이라며 "이와 관련해 최고위는 이 의원의 사과와 해명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이를 두고 "이강일 의원도 역할극이라고 실토했다"며 "금투세 폐지가 선택지에 없다는 점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역할극이 되지 않으려면 금투세 폐지 팀이 있어야 한다"며 "(개인 투자자) 1400만 명을 배제한 금투세 시행·유예만 갖고 역할극을 하겠다고 나서는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야4당은 같은 날 '금투세 시행 촉구'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압박을 높였다. 시행론에 대한 민주당내 여론도 무시할 수 없어 당론을 예단하기는 이르다는 관측이다. 오는 24일 금투세 논의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금투세는 투자자가 금융투자로 얻은 일정 금액(주식 5000만원·기타 250만원) 이상 소득에 20~25%의 비율로 과세하는 제도다. 2022년 12월 여야는 2025년부터 금투세를 도입하는 대신 증권거래세를 단계적으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