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내부서 "한동훈 독대 요청은 尹대통령과 불화 자인"

데일리한국 2024-09-23 16:50:46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었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었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에게 독대를 요청한 것이 공개되자 친윤(친윤석열)계를 중 심으로 쓴소리가 여과 없이 표출되고 있다. 

한 대표 측의 성급한 언론 플레이가 되레 집권여당 대표와 대통령 간 불화를 자인한 꼴이 됐다는 취지의 지적이다. 대통령과 당 대표 간 일정 조율 전 독대 요청을 노출함으로써 '성과' 도출에 대한 부담감은 떠안고, 야권에 공세 빌미를 만들어 준 것이라는 비판 목소리도 나온다. 

영남권 한 의원은 23일 데일리한국과의 통화에서 "현안에 대해 수시로 대화하는 줄로만 알았던 두 사람 사이에 최근 벽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보도였다"며 "'독대가 필요하다'는 상황에 의문만 갖게 되는 보도였다. 필요했다면 공식 루트를 통해 요청하고 알리지 않는 게 관례"라고 말했다. 한 대표 측에서 의도적으로 독대 요청 사실을 공개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장예찬 전 청년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여러 종류의 정치인들을 봤지만, 저렇게 얄팍하게 언론 플레이로 자기 정치하는 사람은 정말 처음 본다"고 적었다.

이어 "대통령과 독대 요청을 단독 기사로 내는 것 자체가 얼마나 신뢰를 못 받고 있는지 온 동네 광고하는 부끄러운 일"이라며 "독대를 해도 곧바로 자기 유리한 단독 기사로 언론플레이 할 게 뻔하다"고 직격했다.

그는 "한동훈 대표의 단독 보도 언론 플레이만 자제해도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며 다양한 의견을 조율할 수 있다"라며 "지금처럼 자기 유리한 이야기만 일방적으로 단독을 주는 언론 플레이를 계속하면 그 누구와도 신뢰를 쌓기 힘들다"고 날을 세웠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페이스북 글에서 "당 장악력이 있어야 믿고 독대하지 당 장악력도 없으면서 독대해서 주가나 올리려고 하는 시도는 측은하고 안타깝다"고 꼬집었다.

홍 시장은 "독대는 그렇게 떠벌리고 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한 독대가 아니라 보여주기식 쇼에 불과하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권력자에 기대어 정치하지 말고 당원과 국민들에 기대어 정치하라"면서 "당 대표가 분란의 중심에 서면 여권은 공멸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24일 만찬 회동을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대통령실에서도 한 대표의 독대 요청 보도 이후 불쾌한 기류가 감지된다. 한 대표가 거절하기 어려운 그림을 만들어 결국 윤 대통령을 압박하는 모양새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는 한 대표의 독대 요청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지아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독대를 요청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희 지도부 어떤 분도 먼저 언론에 얘기한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여부는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로부터 독대 요청에 대한 답이 있었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