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만에 시민 품으로…옛 부산시장 관사 '도모헌' 내일 개관

연합뉴스 2024-09-23 16:00:26

1985년 대통령 별장 사용…공연·전시·회의장 등으로 전면 개방

옛 부산시장 관사 도모헌 전면 개방

(부산=연합뉴스) 조정호 기자 = 외부 시설만 공개되던 옛 부산시장 관사가 40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다.

부산시는 24일 오전 도모헌(열린행사장) 개관식을 하고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고 23일 밝혔다.

'도모헌'은 옛 부산시장 관사를 열린행사장으로 사용하다가 재단장을 계기로 새롭게 붙인 이름이다.

'권위주의를 탈피하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가는 도모헌'이라는 슬로건 아래 휴식과 만남, 신선한 아이디어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무엇이든 자유롭게 도모하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부산 수영구 남천동 황령산 자락에 있는 옛 부산시장 관사는 1985년 전두환 전 대통령 지시로 지어져 '지방 청와대'로 불리며 대통령 별장으로도 사용됐다.

현대 건축의 거장 고(故) 김중업 건축가가 설계한 옛 부산시장 관사는 건축가 최욱의 설계로 시민을 위한 공간인 '도모헌'으로 탈바꿈했다.

과거 권위적인 관공서 건물의 모습에서 벗어나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구성했다.

옛 부산시장 관사 정원과 광안리

시는 도모헌 본관뿐만 아니라 시민이 많이 찾는 야외공간도 정비해 시민 편의시설을 확충하고 보행로를 개선했다.

이곳에 있는 '소소풍 정원'이 부산시 제1호 생활정원이 된다. 생활정원은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정원으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녹지 면적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춰 조성하는 정원을 말한다.

도모헌 전면 개방은 박형준 시장이 2021년 4월 시장 취임 후 관사에 입주하지 않고 시민 품으로 관사를 돌려주겠다고 밝히며 시작됐다.

군사정권 시절 지방 청와대로 불리며 대통령 지방 숙소로 사용되거나, 역대 부산시장 관사로 활용된 이곳은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진양철 회장의 집인 '정심재'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관심을 끌기도 했다.

옛 부산시장 관사 내일부터 전면 개방

시는 본관을 제외하고 외부 시설만 공개하던 열린행사장을 부산연구원과 시민,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공연·행사·교육 공간으로 전면 개방하기로 했다.

도모헌은 부산 이색 지역 명소(유니크 베뉴)로 지정돼 국제회의, 토론회, 학술회의 등 소규모 국제행사와 리셉션 장소로 활용된다.

도모헌은 평일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한다. 월요일은 휴무다.

박 시장은 "부산을 찾는 국내외 인사들에게 '부산에 오면 반드시 들러야 할 곳'으로 기억되고 부산 시민에게는 일상의 쉼과 새로운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문화의 공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cc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