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독대요청' 노출에 친윤 "언론플레이냐"…친한은 선긋기

연합뉴스 2024-09-23 14:00:28

권성동 "일 성사시키기보다 언론 플레이 너무 잦다"

대통령실 "지켜보겠다"…불편한 기류 속 즉답 유보

친한계 "독대 요청 여부 함구…갈등 만들 이유 없다"

윤석열 대통령,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악수

(서울=연합뉴스) 김영신 안채원 기자 = 윤석열 대통령에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독대를 요청한 사실이 외부에 유출되자 친윤계를 중심으로 노골적인 불쾌감이 터져 나오고 있다.

당정이 협력해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기보다는 자신의 입지만 고려한 '이미지 정치'에 나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24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독대의 가장 큰 목적은 중요 현안에 대한 정부·여당의 정리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한 것"이라며 "만나기도 전에 독대 요청을 했다고 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항상 이견이 조율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독대 사실을 알리지 않는 것이 관례"라며 "한 대표 측은 언론 플레이가 너무 잦은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을 성사시키는 데 주안점이 있는 게 아니라 '내가 무슨 말을 했다' 여기에 방점이 있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친윤계 의원도 "정해진 일정이 아닌데 어떻게 언론에 보도가 됐겠느냐"며 한 대표 측을 겨냥했다.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에서 한 대표를 겨냥, "여러 종류의 정치인들을 봤지만, 저렇게 얄팍하게 언론 플레이로 자기 정치하는 사람은 정말 처음 본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 역시 공식 입장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불편한 기류가 역력하다. 독대 신청이 언론을 통해 먼저 알려지면서 윤 대통령을 압박한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통화에서 "입장이 바뀐 게 없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전날 "만찬을 하기로 했으니 상황을 보자"며 언급을 자제했다.

그러나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만찬이 열리면 이를 계기로 얼마든지 별도의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독대 수용 여부로 초점이 옮아가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윤 대통령이 한 대표의 독대를 거절하면 양측 갈등이 다시 부각되고, 윤 대통령이 불통 비판을 떠안을 수 있어서 부담이다.

당초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의 24일 만찬 회동을 추석 민심을 점검하고, 개혁과제와 민생 현안 등을 논의하는 폭넓은 소통의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독대 요청이 알려진 시점이 원전 건설 수주를 위해 체코 공식 방문을 마친 직후 귀국길이라는 점에도 떨떠름해하는 분위기다.

통상 해외 순방을 마치고 열리는 여당 지도부와 회동에서는 성과를 공유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하게 마련이지만 자칫 독대 문제로 이 같은 노력이 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친한(친한동훈)계는 독대 요청이 공개되는 과정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한 친한계 인사는 "상대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는 독대 요청 여부를 함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인사도 "독대를 통해 대통령과 허심탄회한 이야기를 하는 게 중요한 상황에서 굳이 갈등으로 비칠 수 있는 상황을 우리 쪽에서 만들 이유가 없지 않으냐"며 "소통할 중요한 기회를 놓고 양쪽이 신경전을 벌이는 상황이 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과 한 대표의 독대 여부는 현재까지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곽규택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로부터 독대 요청에 대한 연락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아직 없다"고 답했다

shin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