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빅컷에도 찔끔 오른 코스피…반도체株 반전은 언제

연합뉴스 2024-09-23 10:00:26

26일 마이크론 실적 관건…"반도체 업황 불안 불식 달려있어"

美증시,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보합권…엔비디아 등도 하락

코스피 상승 마감

(서울=연합뉴스) 이동환 기자 = 국내 증시는 23일 미국의 '빅컷'(기준금리 0.50%포인트 인하)에도 상방을 가로막은 반도체주의 향방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말(20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12.57포인트(0.49%) 오른 2,593.37로 마감, 소폭이지만 4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주간 기준으로는 0.69% 올랐다.

이번 빅컷이 선제적·보험성 인하라는 공감대가 시장에 형성되면서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인 점과 비교하면 다소 아쉬운 흐름이다.

모건스탠리 보고서 여파로 급락했던 SK하이닉스[000660]는 20일 2.81% 반등했지만, 지난주 하락분 일부만 만회했다.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005930]는 3거래일 연속 내렸다.

지난주(19~2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1조2천40억원을 순매도하며 4주 연속 매도세를 기록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증시가 빅컷 랠리에 소외된 가장 큰 이유는 외국인의 가파른 반도체 비중 축소 때문"이라며 "반도체 약세가 지속되는 한 국내 증시의 상방은 제한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반도체주 반전을 제공할 이벤트로는 한국시간 기준으로 오는 26일 미국 마이크론의 실적 발표와 10월 초 삼성전자의 실적 가이던스(전망) 공개가 꼽힌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낙폭 과대 인식으로 반도체주의 기술적 반등은 출현할 수 있겠지만, 사실상 8월부터 취약한 흐름을 보였던 반도체주 안정화 여부는 마이크론 실적에서 업황 불안을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는지가 달렸다"고 짚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마이크론이 실적 쇼크만 아니라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반등은 가능할 것"이라며 "반도체주는 실적 불확실성을 충분히 선반영 중이기 때문에 실적 불안심리가 다소 진정되는 것만으로 반등이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지난주 말 뉴욕증시는 보합권에서 혼조로 마감했다. 직전 거래일 급등에 따른 피로감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면서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0.09%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각각 0.19%, 0.36% 내렸다.

테슬라는 2.32%, 엔비디아는 1.59% 등도 하락했다.

주요 지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주요 매파 인사의 엇갈린 발언,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등 영향으로 장중 변동성이 확대됐다.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빨리 둔화했다"며 추가 빅컷 가능성을 시사했다면, 미셸 보우먼 이사는 50bp 인하가 성급한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면서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한지영 연구원은 "매번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마다 금리 인하 폭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시장이 마주해야 함을 시사한다"고 평가했다.

dh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