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풍력발전 기업 CIP·COP "제주에 투자할 수 있다"

연합뉴스 2024-09-23 09:00:25

오영훈 제주도지사 실무 차원 논의 제안하자 수락

덴마크 CIP·COP 관계자와 악수하는 오영훈 제주지사

(코펜하겐=연합뉴스) 김호천 기자 = 전 세계에서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덴마크 기업들이 제주도에 대규모 투자 가능성을 내비쳤다.

제주도 탄소중립 시찰단은 지난 20일(현지 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 있는 코펜하겐인프라스트럭처파트너스(CIP) 본사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라스 거트 로스 CIP 국제협력 및 마케팅 총괄사장과 예스퍼 크래럽 홀스트 코펜하겐오프쇼어파트너스(COP) 아시아 태평양 총괄대표는 오영훈 제주도지사에게 "한국 시장은 우리에게 잘 알려진 시장이고, 아주 중요한 시장"이라며 "제주에 투자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오 지사는 앞서 CIP와 COP 기업 현황 등을 청취하고 나서 "제주도는 2017년 30㎿ 해상 풍력 사업을 한국 최초로 시작했고, 올해 10월에는 100㎿ 해상 풍력이 상용화될 예정"이라며 "궁극적으로 7GW까지 조성하기 위해 대규모 투자 유치를 받고자 한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풍력 2.0 개발 사업 계획을 발표했고, 덴마크가 추진하는 원스톱 샵 시스템과 비슷한 시스템을 가동하기 시작했다"며 제주도에 투자할 준비가 되었는지 물었다.

라스 CIP 마케팅 총괄사장 등은 "대규모 해상풍력 사업은 지방정부와 중앙정부의 협력이 상당히 중요하다"며 "한국에서도 더 사업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 "2020년 한국에서 사업을 시작해 멀티 프로젝트를 진행해왔는데 계통(그리드)과 시스템의 문제 등으로 연결이 안 됐었다"며 "제주도의 경우 인허가와 관련된 것들이 아주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여 기대된다"고 말했다.

덴마크 CIP·COP 에너지 아일랜드 조감도

오 지사는 또 "해상풍력에 있어 CIP·COP의 에너지 아일랜드 구상은 대규모 해상풍력과 그린수소 생산을 확대하려는 제주에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모델이 될 수 있다"며 실무 차원의 논의를 진행할 것을 제안했고, CIP·COP 측은 이를 수락했다.

에너지 아일랜드는 여러 개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모아 육상의 전력 수요 지역까지 전달하는 송전 허브 역할을 하는 인공섬을 말한다.

CIP·COP는 에너지 아일랜드에 3GW 규모의 풍력발전설비를 직접 설치해 그린수소를 생산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에스퍼 COP 아시아 태평양 총괄대표는 "해상풍력단지에서 육지까지의 거리가 계속 늘어나면서 송전망 구축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에너지 아일랜드의 중요성도 증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에너지 아일랜드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해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까지 운송하면 전력을 케이블로 송전할 때와 비교해 20% 수준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덧붙였다.

CIP는 에너지 전문 투자사로 2023년 11월 기준 260억 유로(한화 약 38조8천억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COP는 CIP의 펀드로 해상풍력 개발 사업을 시행하는 독점적 파트너로서 북미, 유럽, 아·태지역 등 전 세계에서 50GW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에서는 전라남도(0.9GW)와 울산시(1.5GW)에서 해상풍력단지를 개발하고 있다.

kh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