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엔에이링크 분석③] 오르비텍은 2차전지로, 디엔에이는 희토류로...큰손만 ‘잭팟’

데일리한국 2024-09-23 08:45:00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사 디엔에이링크의 주가가 최근 희토류 영구자석 개발에 대한 기대와 최대주주 변경으로 크게 올랐다. 하지만 아직까지 관련 사업 영향력을 보여준 적이 없어 일부에서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앞서 디엔에이링크의 최대주주인 오르비텍의 경우도 2차전지 사업 계획 발표로 시장의 큰 주목을 받았으나, 아직까지 관련된 실적은 전무한 상황이다. 다만 이러한 주가 상승으로 인해 오르비텍에 투자한 일부 투자자만 큰 이익을 거뒀다. 이로 인해 디엔에이링크에서도 이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이 높다.

◇ 이종은·엔터미디어, 시세 대비 2배 넘는 경영권 프리미엄 받고 매각

23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디엔에이링크가 최대주주 변경 이후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매각 전인 지난 4월 2400원대이던 주가는 이후 3685원까지 상승했다. 현재 주가는 3000원대로 소폭 조정된 상황이다.

반면 지난 5월 이종은 전 대표와 엔터미디어는 이보다 더 큰 이익을 챙기며 오르비텍에 남은 지분을 매각했다. 이종은 전 대표와 측근이 보유한 79만9477주는 한주당 9856원에 매각됐다. 엔터미디어도 디엔에이링크의 보유 지분 80만주를 주당 5499원에 매각했다.

이와 관련해 계약체결일인 지난 5월22일 기준 디엔에이링크의 종가는 2670원으로, 이종은 전 대표의 경우 당시 주가 대비 4배 가까운 가격에 주식을 매각했다. 엔터미디어의 경우도 2배 정도 높게 지분을 매각한 셈이다.

보통 상장기업의 경우 시가총액 대비 20~30%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이 형성된다. 하지만 이종은 전 대표와 엔터미디어의 경우 이례적으로 높은 경영권 프미리엄을 받은 셈이다. 이로 인해 이종은 전 대표와 측근은 당시 지분 매각으로 시세 대비 57억원의 추가 수익을 거뒀다. 엔터미디어도 경영권 프리미엄으로 시세 대비 23억원의 수익을 더 거둔 셈이다.

여기에 오르비텍의 전환사채(CB)를 이용한 복잡한 잔금매각 방식으로 추가적인 평가차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이종은 전 대표와 엔터미디어의 경우 오르비텍에 디엔에이링크의 지분을 123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하지만 21억원의 현금 지급 외 잔금 102억원은 오르비텍이 발행한 7회차CB로 받았다.

이후 지난 7월 이종은 전 대표와 엔터미디어는 자신들이 보유한 7회차CB와 디엔에이링크가 보유한 국민비투멘(40%)과 엘앤씨바이오(100%) 주식을 맞교환했다. 주식 맞교환 당시 해당주식의 평가금액은 각각 79억원과 15억원이었다.

이와 관련해 2023년 기준 국민비투멘의 자기자본은 199억원으로, 단순 지분율만 따져도 80억원의 가치가 있는 셈이다. 또한 지난 2022년 인수 당시 양수금액은 96억원이었으며, 디엔에이링크 인수 이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함에 따라 그 가치는 더 커졌을 것으로 본다.

엘엔씨바이오 역시 2023년 기준 자기자본은 23억원이었으며, 지난 2018년 인수 당시 양수금액은 35억원이었다. 이 기업 역시 당기순이익을 내고 있는 회사로, 최소 자기자본 이상 평가를 받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오르비텍이 디엔에이링크의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결국 이종은 전 대표와 엔터미디에 국민비투멘·엘엔씨바이오를 인수금액보다 못한 평가금액으로 매각했다. 이로 인해 최소 9억원 이상 평가차익을 더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일부 기업들이 전환사채 등을 이용해 무자본으로 인수하는 사례가 있다”며 “무리한 인수 방식이다 보니 중단기적으로 피인수기업의 투자자들의 투자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 오르비텍, 2차전지로 주가 띄우고 일부 투자자만 ‘잭팟’

이와 더불어 오르비텍의 무리한 신사업 진출 방식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신사업 진출 발표는 단기적으로 주가 상승에 기여하지만, 이후 주가 하락으로 큰 투자 피해를 야기할 수 있어서다.

지난 2021년 성진홀딩스가 오르비텍의 대주주가 된 이후, 2차전지 장비 제조 판매업에 진출하겠다고 선포했다. 이로 인해 1000~2000원대 머물던 주가는 한때 1만1000원까지 상승했다.

이후 관련 사업에 대한 진척이 없자,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현재는 다시 2000원대로 조정된 상황이다. 이로 인해 소액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한 바 있다.

하지만 해당 주가 상승으로 일부 투자자들은 큰 이익을 거뒀다. 오르비텍의 5회차CB에 투자한 코리아엣투자증권의 경우 지난 2022년 3월 136만5259주를 주식으로 전환해 그해 5월 한주당 7259원에 매각했다. 5회차CB의 한주당 전환가액은 4761원으로 약 34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뒀다.

앞서 지난 3월 5회차CB 일부 주식을 재매각해 약 2억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이로 인해 디엔에이링크 역시 이러한 상황이 재현되지 않을지 걱정하는 시선이 크다. 디엔에이링크의 경우 유전자 분석 전문기업임에도 불구하고, 오르비텍으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신사업으로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을 개척하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데일리한국 취재 결과 희토류 영구자석 공장으로 조성하기로 예정된 부지의 경우 아직 해당 군청에 허가도 받지 않았으며, 잔금도 11월28일 돼야 최종 납입할 예정이다. 참고로 희토류의 경우 환경오염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관할군청이나 구청에 허가 없이는 운영이 불가능하다.

만약 디엔에이링크가 예고한 대로 희토류 영구자석 사업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다면, 최근 상승한 주가 역시 조정될 우려가 크다.

이에 대해 디엔에이링크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