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200㎜ 폭우에 밀물 시간 겹쳐 곳곳 '물바다'

연합뉴스 2024-09-21 19:00:37

도심 여기저기 맨홀 역류·도로 침수 피해 이어져

만조 때 배수 능력 저하…침수 주민 "하수구 역류"

부산 곳곳 침수

(부산=연합뉴스) 차근호 기자 = 21일 부산에 2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지며 지역 곳곳이 침수됐는데 밀물시간과 겹치며 피해가 더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부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기준으로 집계된 폭우 관련 피해 신고는 161건이다.

밤사이 비가 100㎜가량 쏟아졌던 이날 오전 6시 기준으로는 신고가 11건에 불과했지만, 이후 100㎜의 비가 더 쏟아진 뒤 신고가 폭등했다.

신고 내용은 도로 침수와 맨홀 역류가 가장 많았다.

도로·차량 침수 신고 건수는 30여건이었고, 맨홀 역류 신고도 20여건이다.

오전 10시 13분께 부산진구 한 도로의 파손된 맨홀 주변은 밑에서 역류하는 물에 아스팔트가 아예 뜯겨 나간 듯한 모습을 하고 있다.

해운대 벡스코와 올림픽교차로 일대, 연제구 거제동, 강서구 지사동, 부산진구 범천동 등 상습 침수 지역은 주민들의 무릎까지 물이 차오를 정도로 잠겼다.

부산진구 맨홀 주변 파손 모습

이날 오전 바다 만조가 겹치면서 침수 피해는 더 커졌을 것으로 보인다.

만조 시각은 오전 10시 23분으로 해당 시간 전후로는 바닷물이 차오르며 하수관의 배수 능력이 떨어진다.

부산에 노후 관로가 많아 빗물 처리 용량이 크지 않은 상황에서 민물이 겹쳐 피해가 더 커진 경우는 그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이날 침수 피해를 겪은 연제구 한 주민은 "만조를 앞두고 오전 8시 20분부터 하수구가 역류하며 침수가 시작됐다"면서 "골목이 물에 잠겨 주차된 차량을 도로로 급히 옮기고, 1층 상가도 침수돼 2층으로 대피했다"고 말했다.

도로 침수가 동시다발로 발생하면서 언론사에 부산의 상황을 제보하는 사진들도 잇따라 접수됐다.

부산진구 범내골 교차로에 타이어가 반쯤 물에 잠긴 채 운행하는 차량의 모습이나, 부산 가락 IC 인근 도로에 물이 가득 찬 모습, 흙탕물에 잠긴 강서구 과학산단 인근 도로 영상 등이 잇따랐다.

물에 잠긴 부산 강서구 도로

부산기상청에 따르면 비는 이날 밤까지 이어질 전망 했다.

오후 예상 강수량은 50∼100㎜로, 많은 곳은 150㎜ 이상의 비가 더 내릴 수 있다.

현재까지 부산에는 공식 관측지점인 중구 대청동을 기준으로 238㎜의 비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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