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먼 "빅컷은 성급한 승리 선언" vs 윌러 "금리인하 공격적 나서야"

데일리한국 2024-09-21 12:37:48
미국 연준 전경. 사진=연합뉴스 미국 연준 전경.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김소미 기자] 연방준비제도 2인자로 꼽히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가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0.5%p의 기준금리 인하)'을 결정한 것에 지지 의사를 강하게 밝혔다.

20일(현지시간) CNBC 등 현지매체에 따르면 윌러 이사는 FOMC의 0.5%포인트 금리인하를 지지하고 다른 위원들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최근 인플레이션 지표가 더 강한 하락 추세를 보였기 때문에, 추가 ‘빅컷’ 등 더욱 완화된 정책을 지지할 수 있다고도 강조했다.

월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완화하고 있고, 이는 빅컷을 단행하는 게 옳다고 본 이유였다"고 말했다. 지난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앞서 나온 인플레이션 지표를 확인한 후 빅컷을 지지했다는 설명이다.

연준이 물가 준거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 상승률이 최근 4개월간 1.8%(연율 전환 기준)로 나타났으며, 이는 연준의 목표 수준인 2%를 밑돌았던 만큼 금리를 빠르게 인하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윌러 이사는 "인플레이션이 너무 낮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생각보다 인플레이션이 완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고 설명했다. 자칫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진다면 소비자가 앞으로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기대해 소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그는 "지표가 약하게 나오기 시작하고 계속 약하다면 금리인하에 더 공격적으로 나설 의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11월 빅컷 가능성도 열어둔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월러는 경제가 예상대로 발전한다면 11월과 12월에 열리는 두차례의 FOMC 회의에서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인플레이션이 다시 반등한다면 연준은 금리인하를 일시 중지할 것이라는 시나리오도 함께 내놨다.

윌러 이사는 연준 내에서도 '매파(통화긴축 선호)'로 꼽힌다. 금리인하에 다소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던 그가 9월 빅컷에 대해 우호적인 반응을 내놓자 11월 추가 빅컷 가능성도 대두된다.

반면 미셸 보우만 연준 이사는 이날 성명을 내고 "FOMC의 큰 정책 행보(빅컷)는 물가안정 목표에 대한 성급한 승리 선언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우만 이사는 이번 FOMC 투표에서 12명 위원 중 유일하게 베이비컷(0.25%p인하)에 투표한 이사다. 연준 이사가 반대표를 던진 것은 2005년 이후 처음이다.

보우만 이사는 "중립적인 정책 기조를 향해 신중한 속도로 움직이는 게 인플레이션을 2% 목표 수준으로 낮추는 데 추가적인 진전을 보장할 것이라 생각한다"며 그러면서 "건전한 고용시장을 반영하는 소비지출 데이터, 특히 소비자지출의 지속적인 증가신호를 받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연준의 '빅컷' 결정에 대해 정치 행위라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1월 대선 전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연준의 빅컷 결정이 여당인 민주당의 대선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0.25%포인트 금리인하를 했다면 올바른 선택이었을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이 너무 심각한 상태라서 (빅컷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연준의 빅컷을 '정치행위'로 규정하면서 11월 있을 FOMC에서 또다시 빅컷 결정을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대두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