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韓, '당정 공멸' 위기론 속 회동…지지율 바닥서 '반전키' 찾을까

데일리한국 2024-09-20 16:31:58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이지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취임 후 최저치를 기록한 데 이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여당의 지지율까지 곤두박질치는 '트리플 하락'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대론 공멸'이라는 여권 내 위기론 속에 오는 24일 한자리에 모이는 대통령실과 당 지도부는 한 목소리를 낼까.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24일 한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으로 초청해 회동한다. 한동훈 지도부 체체가 완전히 꾸려진 뒤 만찬을 하는 것은 사실상 처음이다.

대통령실은 당초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당 지도부와의 만찬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이를 두고 의·정갈등 중재자를 자처한 한 대표에 대한 윤 대통령의 불편함이 반영된 것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비한계 최고위원과 일부 의원들은 윤 대통령과 추석 전 만찬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윤·한 갈등설'에 힘이 실렸다.

◇ 의·정갈등 잠재우다 '윤·한 갈등'

의·정갈등을 해소하려다 오히려 윤·한 갈등을 낳은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들리는 사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임기 중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됐다.

한국갤럽이 지난 10~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표본오차95% 신뢰수준±3.1%포인트, 응답률10.4%)에서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0%, 부정 평가는 70%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지지율 역시 28%로 정부 출범 후 최저로 주저앉았다. 주관식으로 조사한 부정 평가 이유에서는 '의대 정원 확대'가 18%로 1위였다.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9일~13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2503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포인트, 응답률 2.6%)에서도 윤 대통령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7.0%, 부정 평가는 68.7%를 기록했다. 

당정 지지율이 함께 곤두박질치자 여권 내에선 '동반 심판'을 받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 선마저 무너진다면 '식물 대통령'으로 전락할 것이란 우려까지 낳고 있다.

다만 의·정갈등 해법을 둘러싼 대통령실과 당의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한 대표는 여·야·의·정 협의체의 의료계 유인 카드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재논의' 가능성을 열어놨지만, 대통령실은 전날까지 '수용 불가'를 고수하면서 여전히 삐걱거리고 있다.

◇ 반전카드 못 찾으면 "공멸"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었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있었던 한동훈 신임 당대표가 지난 1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가진 오찬 회동에서 악수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한 대표가 주도권을 잡은 여·야·의·정협의체가 당정 이견으로 추진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이번 회동은 윤 대통령과 당의 '지지율 반등 계기'라는 이해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당정이 일단 화합 모양새를 취하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있다. 의·정갈등 해법을 둘러싼 당정의 불협화음이 '공멸 위기감'으로부터 자연스레 일단락될 것이란 관측이다.

한 대표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추석 민심에 더 반응하지 않으면 최저 지지율을 기록한 대통령과 국민의힘에 더 이상 기회가 없을 것이라는 추석 민심을 확인했다"고 말한 것도 이런 시각을 뒷받침한다.

윤 대통령은 같은 날 국회 문턱을 넘은 '김건희 특검법'과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특검법은 고(故) 채수근 상병의 전역일인 오는 26일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반발 여론이 분수령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10%대로 내려앉게 된다면 결국 윤 대통령 스스로 쌍특검법을 수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빠른 시일 내 반전 카드가 절실히 필요한 셈이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